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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집요한 수사덕 누명의 덫 벗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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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집요한 수사덕 누명의 덫 벗어나다

입력
2006.12.24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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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 장모씨는 5월 느닷없이 철창 신세를 져야 했다. 택시를 타고 가다 성추행과 강도를 당한 여성 2명이 범행을 신고한 후 경찰이 보여준 여러 사진 중에서 장씨를 범인으로 지목했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장씨가 작고 가늘게 째진 뱁새눈을 가졌다는 점에서 범인으로 확신했다. 경찰은 여성들이 좁은 공간에서 1시간 가량 범인과 같이 있었던 만큼 이들의 판단을 의심하지 않았다.

구속된 장씨는 범행을 부인하며 알리바이를 주장했다. 사건을 넘겨 받은 검찰은 장씨의 알리바이를 확인하기 위해 휴대폰 위치추적, 목격자 소환조사 등을 했다. 결정적으로 장씨가 몰던 택시의 차종이 범행에 사용된 택시와 다른 점을 확인했다.

때마침 다른 강도ㆍ성추행 사건으로 택시기사 서모씨가 잡혔다. 서씨 역시 뱁새눈을 가졌다. 검찰은 다시 피해 여성들을 불러 편면 유리창을 통해 장씨와 서씨를 함께 보도록 했다. 여성들은 두 사람의 비슷한 용모에 놀라면서 진술을 번복, 그제서야 서씨를 진범으로 지목했다. 범행을 부인하던 서씨도 자기 때문에 장씨가 억울하게 구속된 사실에 죄책감을 느끼고 범행을 자백했다. 장씨는 서씨와 피해자들의 사과를 받고 즉시 풀려날 수 있었다.

담당 검사는 “검찰 내부에서조차 ‘장씨가 뻔뻔하게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악질 강도ㆍ성추행범으로 구속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었다”고 회고했다.

1월 경북 포항시에서는 역주행 사고가 발생했다. 마을 주민 김모씨가 조금 빨리 가려고 진입이 금지된 길로 들어섰다가 다른 차와 부딪친 것이다. 김씨는 “역주행한 것은 맞지만 사건 경위가 이상하다. 내가 사고를 당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범죄 전력, 계좌, 통화내역 등을 낱낱이 파헤친 결과, 이들이 역주행 차량을 노린 전문 보험사기단임을 확인했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 가해자로 지목됐던 김씨는 억울하게 교통사고를 낸 점을 인정받아 공소취하 처분을 받았다.

검찰이 올해 억울한 피의자의 누명을 벗겨준 사건이라고 24일 공개한 사례들이다. 하마터면 생사람을 잡을 뻔했다가 검찰의 끈질긴 수사로 빛을 본 사건들이었다.

김지성 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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