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해마다 실시해온 필리핀군과의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마닐라 주재 미국 대사관이 22일 밝혔다. 매튜 루센호프 필리핀 주재 미 대사관 대변인은 이날“내년 2월 필리핀에서 미군과 필리핀군의 정기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필리핀의 사법 처리 과정에서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양국 간 주둔군 지위 협정(VFA) 문제로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훈련 취소 결정은 필리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 받은 미 해병대원 대니얼 스미스(21) 상병에 대한 신병인도를 필리핀 측이 거부한데따른 것이다. 필리핀 법원은 스미스 상병에 대해 40년 징역형을 선고한 데 이어 미국 측의 신병 인도 요구를 거부하고 마닐라 교외의 교도소에 수감시켰다. 루센호프 대변인은“이번 훈련 취소는 필리핀측이 VFA를 어기고 스미스 상병을 필리핀내교도소에 감금하고 있기 때문”이라며“남부 지역의 구호 활동 등 필리핀 내에서 미군이 참여하는 다른 소규모 합동훈련은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지만, 이번 사태가 진척되는 상황에 따라 다른 훈련들도 실시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측은 필리핀에서 범죄행위로 기소된 미군은 모든 사법 절차가 끝날때까지 미국의 관할 아래 있도록 규정한 VFA를근거로 스미스상병을 미 대사관이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필리핀 법원은 1심 선고가 끝났기 때문에 스미스 상병의 항소 여부와 상관없이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미국의 신병 인도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마닐라=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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