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 내를 자유자재로 돌아다니는 ‘청소 로봇’이 일본에서 올해의 로봇으로 선정됐다.
실용 로봇의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올해의 로봇상’을 처음 제정한 일본 경제산업성은 21일 후지중공업과 스미토모상사가 개발한 청소 로봇에게 대상을 줬다. 혼자서 엘리베이터도 탈 수 있는 이 로봇은 빌딩의 복도 등을 돌아다니며 청소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청소부 세 사람 몫을 하는 이 로봇은 2001년 스미토모상사 본사 빌딩에 투입된 이후 록퐁기(六本木)힐스 빌딩 등에서 17대가 활약 중이다. 심사위원들은 “야간 청소 등 부담이 큰 작업을 수행하는 의의가 크다”고 평가했다.
2, 3등 격인 중소기업 특별상과 심사위원 특별상은 긴도(近藤)과학의 ‘두 발 보행 로봇’과 세콤의 식사지원 로봇 ‘마이스푼’이 선정됐다. 두발 보행 로봇은 무선 조작으로 공을 차거나 물구나무서기 등을 할 수 있다. 마이스푼은 밥상에서 음식물을 집어 사람의 입에 넣어주는 등 식사를 도와주는 로봇이다.
우수상으로는 산업기술종합연구소가 개발한 바다표범형 로봇 ‘파로’등 7종이 뽑혔다. 애완용 로봇인 파로는 실험 결과 치매 환자 치료에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화제다. 올해의 로봇상에는 모두 157개의 로봇이 응모했다.
저출산과 초고령화 사회를 걱정하고 있는 일본 정부는 노동력 확보와 산업화라는 일거양득의 전략으로 로봇을 육성하고 있다. ‘기술혁신으로 새로운 성장과 번영의 길을 걷는 국가’를 공약으로 내세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도 로봇 산업 활성화에 의욕이 많다. 차세대 로봇을 연구 개발하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로봇 전문대학원의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경제산업성은 민간기업의 기술 개발을 자금 지원하는 제도를 확충하는 등 관련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로봇 강국인 일본에서 로봇 산업은 현재 연 6,000억엔 정도의 시장규모로 추산된다. 앞으로 저출산과 고령화가 심화됨에 따라 의료와 간병 등 서비스 분야에서 로봇의 활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시장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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