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뿔’ 소말리아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수도 모가디슈를 장악하고 있는 이슬람군벌(UIC)은 소말리아에 배치된 에티오피아 군의 철수시한으로 제시한 19일이 경과하자 에티오피아 군과 소말리아 과도정부(TFG)에 대한 공격을 개시, 곳곳에서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
UIC의 최고지도자 셰이크 하산 다히르 오웨이스는 22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소말리아인들은 모두 에티오피아와의 전쟁에 참여해야 한다”며 에티오피아와의 일전 불사를 천명했다. 미국이 지지하는 에티오피아는 TFG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소말리아에 5,000~1만명의 병력을 파견한 것으로 추정된다.
TFG는 유엔과 아프리카연합(AU)으로부터 합법성을 인정 받았으나 UIC의 공격에 밀려 세력이 크게 약화돼 모가디슈에서 북서쪽으로 240㎞ 떨어진 바이도아를 겨우 지배하고 있을 뿐이다. 이란 시리아 에리트레아 등의 지원을 받는 UIC는 국제테러조직인 알 카에다와 연계된 것으로 알려져 미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UIC는 에티오피아가 최후통첩을 무시하자 바이도아 주변에 대해 공격을 시작했다. 20일엔 바이도아에서는 45㎞ 떨어진 모다모데 등에서 UIC민병대와 과도정부군간에 야포와 박격포를 동원한 교전이 펼쳐졌다. UIC 대변인은 같은 날 바이도아에서 60㎞ 떨어진 이달레에서 에티오피아군인 200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AP통신은 22일 전투가 일어난 마을의 거리마다 시체들이 나뒹굴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측의 충돌은 내전과 국제전으로 확대될 공산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에티오피아 정부가 조만간 전투기와 헬기 등을 동원해 UIC 민병대에 대한 대대적인 역공에 나설 가능성이 커 자칫 양측간 전면전으로도 번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면전이 벌어지면 일단은 병력과 장비에서 우수한 에티오피아군이 승리하겠지만, UIC가 게릴라전으로 전환할 것이 뻔해 소말리아는 ‘제2의 이라크’로 변할 것으로 우려된다. 뉴욕타임스는 “동부 아프리카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를 보유한 에티오피아의 공격은 이슬람세력을 지하로 끌어내려 게릴라전으로 이어질지 것”이라고 보도했다. 더욱이 에티오피아에 적대적인 에리트레아 등이 UIC를 지원하고 나선다면 소말리아는 동아프리카의 국제전을 촉발할 수도 있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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