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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M&A시장 대목 '소문난 잔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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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M&A시장 대목 '소문난 잔치' 가능성

입력
2006.12.22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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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잔치엔 먹을 것이 없는 법. 내년 기업인수(M&A) 시장이 꼭 그렇게 될 것 같다.

겉으로 봐선 내년은 가히 인수합병(M&A)의 해다. 현대건설 하이닉스 대우조선해양 대한통운 쌍용건설 대우인터내셔널 등 굵직굵직한 매물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LG카드가 새 주인을 찾은 올해보다 매물의 양도 월등하다.

하지만 올 하반기 M&A시장의 최대 빅매치로 꼽혔던 현대건설 매각작업이 채권단내 이견으로 주간사 선정도 못한 채 해를 넘기게 돼 다른 매물들도 내년 스케줄 잡기가 어려워졌다.

더욱이 반도체 조선 등 국가기간산업과 연관된 매물들이 많아 채권단도 신중할 수 밖에 없는데다 대선정국까지 맞물려 있어, 재계순위를 뒤바꿀 워크아웃 졸업 기업들의 매각이 원만히 진행될 지에 대한 회의적 시선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오리무중 현대건설 매각

현대건설은 국내 'M&A대첩'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주가로 보나, 수주경쟁력으로 보나, 업계위상으로 보나, 매각금액은 대우건설(6조6,000억)을 능가하는 7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대주주인 외환은행과 산업은행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고 언제 매각이 이뤄질지 가늠하기 어렵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혹시나 있을지 모를 나중의 잡음과 여론악화를 우려해 옛 사주(현대그룹)의 입찰 참가자격문제가 해결된 뒤 매각을 진행하자는 입장인 반면, 투자금의 조기회수를 원하는 외환은행은 한시라도 빨리 팔고 싶어 한다.

이 달 중순 열렸던 채권단 주주협의회에서 상당수 주주들은 내년 1월 말까지 옛 사주 문제에 대한 합의점을 도출하고, 3월 말까지는 매각 주간사 선정을 완료할 것을 촉구했지만 산업은행이 워낙 요지부동이라 합의도출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정치권 움직임에 민감한 산업은행 태도로 볼 때 현 정부 임기내 매각은 물 건너 갔다는 말까지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대우건설 매각 후인 지난 8월부터 현대건설 매각에 들어갈 것처럼 하더니 한 해가 다가도록 로드맵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며 "빨리 매각하든 아니든 투명한 스케줄이 나와야 인수를 준비하는 쪽도 대책을 세울 것이 아니냐"고 항변했다.

기간산업 매물도 상황은 비슷

하이닉스나 대우조선해양의 처지도 마찬가지다. 하이닉스는 주채권은행 외환은행이 실적 호전에 맞춰 매각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시가총액 16조원이 넘는데다 막대한 부채를 떠안고 있는 회사를 선뜻 사겠다는 국내기업을 없을 것 같다. 그렇다고 기간산업인 반도체 회사를 해외에다 팔 수도 없는 노릇.

시가 총액 5조6,000억 규모의 대우조선해양도 내년에 나올 유력한 매물 가운데 하나. 특히 조선업 호황에 힘입어 내년에는 3,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과 함께 흑자전환이 확실시되고 있으며, 포스코 두산 GS 등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하지만 채권단쪽 분위기는 다르다.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딱히 살 만한 회사가 없고 중국업체들이 노릴 가능성도 커 세계적 경쟁력이 있는 조선업체를 조기 매각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은 일단 내년 상반기 실적으로 보고 매각 일정을 잡을 계획이지만 2008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현재로선 내년중 처리가 확실시되는 매물은 자산관리공사(KAMCO)가 연초 매각의사를 밝힌 쌍용건설 정도다. 재계 관계자는 "채권단이 외풍에 휩쓸리지 말고 경제논리에 입각해 투명하게 매각 일정을 공개해야 한다"며 "그래야 인수희망 기업들도 예측 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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