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나이에 술집에 출입했다가 구설수에 오른 올해 미스USA의 자격 유지 문제를 놓고,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와 ABC방송 토크쇼 진행자 로지 오도넬의 설전이 미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NBC방송과 함께 미스USA 및 미스유니버스 조직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트럼프는 지난 19일 “올해 미스USA 타라 코너의 자격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는 “켄터키주의 조그마한 마을 출신인 코너가 뉴욕으로 이주해 적응해 가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코너는 반성의 의미로 갱생시설에 입소해 마약검사를 받기로 했다.
하지만 여성단체들이 이 결정에 반발하고, ABC방송의 아침 토크쇼 프로그램 ‘더 뷰(The View)’의 진행자 오도넬이 20일 원색적인 비난을 하면서 문제는 커졌다.
오도넬은 자신의 프로그램에서 “트럼프는 첫번째 부인에 이어 두번째 부인까지 떠나 보냈다. 그리고 둘 사이에 아이까지 낳았다. 그런 그가 지금 미국 20대들의 도덕적 지침이 됐다”며 트럼프를 조롱했다. 두번이나 이혼한 트럼프가 미스USA 자격 유지를 논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오도넬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트럼프는) 엄청난 유산을 받았고, 수없이 파산하고도 대가를 치르지 않았다. 그는 마치 ‘초원의 집’(과거의 인기 TV 프로그램)에 나오는 사기꾼 약장수 같은 부류의 사람”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트럼프도 발끈해 막말로 응수했다. 그는 “오도넬은 정말 역겹다. 마치 트럭 운전수나 하는 말을 지껄였다. 그녀의 쇼는 토크쇼가 아니었고, 오도넬이 그렇게 만들었다. 시청률은 형편없이 낮았으며 그녀는 근본적으로 TV에서 퇴출돼야 했다. 그녀의 잡지도 재앙이나 마찬가지”라며 격분했다. 트럼프는 또 “나는 단 한번도 파산한 적이 없는데도 오도넬은 내가 파산했다고 했다”며 “그녀의 살찐 엉덩이에 붙어있는 주머니에서 돈을 좀 끄집어 내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4월 미스USA에 뽑힌 타라 코너는 뉴욕의 바에서 자주 만취한 일이 알려져 비판과 루머에 시달렸는데, 18일에야 미국에서 법적으로 음주가 허용되는 21세가 됐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미 언론들은 인기 TV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넌 해고야”를 외쳤던 트럼프가 유독 미스USA에게만은 해고통지를 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비꼬면서 오도넬의 입장을 옹호하고 있다.
19일 뉴욕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울먹이는 올해 미스USA 타라 코너(오른쪽)를 도널드 트럼프가 위로하고 있다.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