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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 회담] 결국 BDA 문제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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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 회담] 결국 BDA 문제에 '발목'

입력
2006.12.22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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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전망도 밝지는 않아美·日 등 벌써 '6者 무용론' 거론… 내달 뉴욕 2차 BDA협의가 관건

금융제재 문제가 결국은 6자회담의 발목을 잡았다. 북한의 핵실험과 이에 대응한 유엔 제재 등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상황 속에 재개된 6자 회담은 기대와 달리 13개월전과 마찬가지로 북한과 미국의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계좌 동결문제 논쟁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과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뜨거운 감자’인 BDA문제를 분리시켜 북핵 문제에 논의에 집중, 최소한의 성과나마 수확하려 했지만 끝까지 두 문제를 연계 시킨 북한의 전략 탓에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BDA에 대한 북한의 집착이 워낙 강했고 미국은 북미간 BDA 실무협상 외 더 이상의 융통성을 발휘할 의사가 없었던 만큼 사실상 이번 회담의 결론은 개막 첫날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첫날 기조연설에서 “금융제재 문제가 우선 해결되지 않는 한 핵 폐기 문제를 논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고, 양자건, 다자협상이건 폐막 일까지 내내 앵무새처럼 되풀이했다. 당초 금융제재 문제는 북미간 문제이므로 양자협상에서 해결해야 한다던 북측도 북미간 BDA 실무협의로는 만족할 수 없다는 의사표시를 확실히 한 셈이다. 북한의 이러한 외골수 자세에 대해 단순한 시간벌기 용에서부터 핵 폐기 의지부족 등 여러 관측이 제기된다.

이번 회담이 사실상 공전됨에 따라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모색하기 위한 6자회담의 향후 전망도 밝지 않아 보인다. 미국측은 북한에 대한 실망감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나도 (워싱턴으로부터) 훈령을 받았고 그들(북한)도 훈령을 받았다”면서 워싱턴의 적극적 제안을 평양이 거부한 것에 대해 불쾌함을 내비쳤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도 이날 “6자회담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려는데 진지했다고 믿을 어떤 이유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고 북한의 태도를 혹평했다. 만약 미측이 핵 폐기를 위한 북측의 협상의지가 없다고 결론지을 경우 상황은 심각하게 전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회담 이후 대북 제재의 강화와 이에 대한 북한의 반발 속에 협상 동력을 상실하는 악순환을 거듭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벌써부터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6자 회담 무용론이 거론되는 것도 심상찮은 전조다.

물론 미측이 당장 협상의 끈을 놓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내 달 뉴욕에서 가질 것으로 보이는 북미의 2차 BDA실무협의를 통해 북측 자세를 한번 더 관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지만 북한과 미국이 돌파구를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베이징=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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