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허재 감독 '드디어 폭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허재 감독 '드디어 폭발'

입력
2006.12.22 23:47
0 0

서울 SK전 심판판정 항의…선수 철수시켜

허재 감독이 전주 KCC의 첫 지휘봉을 잡은 지난 시즌 초반. 짓궂은 팬들이라면 허 감독이 언제쯤 ‘본성’을 드러내 성질을 부리고, 심판에게 대들까 이제나 저제나 기다렸을 것이다. 그러나 예상을 깬 여유 있는 벤치매너에 “허재, 성질 많이 죽었어.” “왕년의 불 같은 허재 맞아?” 하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여기 저기서 새어 나왔다.

허 감독은 양복을 말쑥하게 차려 입고 시종일관 벤치에 느긋하게 앉아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심판 판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판정에 불만이 있어도 한두 마디 어필을 하고는 이내 깨끗하게 수긍했다. 허 감독은 “경기를 보기도 바쁜데 판정에 신경 쓸 겨를이 어디 있나”라며 팬들의 ‘기대’를 일축했다. 적어도 지난 시즌까지는 그랬다.

그랬던 허 감독이 폭발했다. 허 감독은 21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심판 판정에 격렬하게 항의하다 못해 4쿼터 4분 여를 남기고는 선수들을 벤치로 철수시키는 극단적인 행동을 했다. 3쿼터 추승균의 버저비터가 인정 받지 못한 데 이어 4쿼터에는 SK 루 로가 하프라인 바이얼레이션을 범했는데 이를 지적하지 않았다며 선수들을 철수시키기에 이른 것이다. 전에 볼 수 없었던 과격한 액션과 쩌렁 쩌렁 울릴 만큼 큰 목소리에 현역 시절의 ‘열혈남아’ 허재가 돌아온 듯했다.

꼴찌 탈출에 대한 의지의 표현이었다는 해석도 있다.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선수들에게 강한 자극을 주기 위해 일부러 오버액션을 했다는 것이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분을 참지 못하고 담배부터 꺼내 문 허 감독은 “그 동안 판정에 불만이 있을 때도 꼴찌 팀의 핑계라고 할까 봐 자존심도 상하고 해서 일부러라도 어필을 참았다. 오죽했으면 테크니컬 파울을 먹어가면서 선수들을 철수시켰겠는가”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냉철한 인내심과 철두철미한 지도력으로 지난해 KCC를 4강에 올려 놓은 허 감독. 난생 처음 경험해보는 꼴찌 탈출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수단이었을까. 한편 KCC는 전날 오심이라고 판단한 결정적인 판정 2,3가지에 대해 심판 설명회를 요청할 예정이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