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미국 언론인들이 경제분야에서 가장 관심을 가졌던 것은 집값 하락 여부였다.
AP 통신이 미국 언론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주택가격 하락이 최근 2년 연속 1위를 지켰던 에너지 가격 상승 뉴스를 밀어내고 가장 중요한 경제뉴스로 선정됐다.
올해 미국의 신규주택 판매량은 17% 가량, 기존주택 판매량은 9% 가량 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주택시장이 얼어붙기 시작했다. 3년 전과 비교해 2배 이상 폭등한 대도시 집값도 금리 인상 압박을 견디지 못한 투자자들이 물량을 쏟아내면서 떨어졌다. 신용평가기관 무디스의 이코노미닷컴은 내년도 미국 내 기존주택 판매가격의 중앙값이 올해보다 3.6%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예측이 맞는다면 연간기준 집값 하락은 1930년대 경제 대공황 이후 처음이다.
2위에는 미 역사상 최대의 회계 부정으로 2001년 월스트리트를 강타했던 엔론사 스캔들이 선정됐다. 창업주인 케네스 레이 전 회장과 제프 스킬링 전 최고경영자(CEO)은 유죄평결을 받으며 엔론 사태는 종결됐다. 레이 전 회장은 7월 심장마비로 사망해 법의 심판을 피했으나, 스킬링 CEO는 24년 4개월 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기업들이 스톡옵션 행사 가격을 주가가 낮은 날로 소급 적용하는 ‘백데이팅’ 스캔들도 3위에 올랐다. 백데이트 관행과 관련, 195개 기업이 당국의 조사를 받거나 자체 감사를 실시했다. 백데이팅 스캔들에 연루된 기업들의 주주 피해액은 최소 1,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4위는 미 자동차업계 1,2위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의 실적 부진 소식이 차지했다. GM과 포드는 각각 근로자 3만5,000명, 3만8,000명을 감원하는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국제유가는 2년 연속 톱 뉴스에서 5위로, 휘발유 등 소비자 가격은 6위로 내려앉았다. 국제유가는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과 수요 증가로 사상 최고치인 배럴당 78달러를 돌파했다가 안정세로 돌아섰고, 미국내 여름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04달러(리터당 80센트)까지 치솟았다.
이밖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방기금금리 5.25% 동결, 휴렛팩커드(HP)의 기밀 유출 및 도청 스캔들, 중국 경제의 연 10% 이상 성장과 사상 최대 대미 무역 흑자 기록, 다우지수의 사상 최초 1만2,000선 돌파가 뒤를 이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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