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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문화계] <2>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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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문화계] <2> 공연

입력
2006.12.21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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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은 보다 연극적으로, 뮤지컬은 보다 화려하게.’올해 공연 예술계는 ‘연극 찬 바람, 뮤지컬 신바람’으로 압축된 지난해의 시장 구조를 계승하면서, 각자에게 더 잘 어울리는 방향으로의 발전을 모색해 왔다.

배우가 만들어 가는 실황 예술이라는 점에 충직한 연극 무대의 객석은 풍성했다. 연희단거리패의 <억척 어멈과 그 자식들> , 극단 골목길의 <경숙이, 경숙이 아버지> 등의 무대에 몰린 관객들은 이윤택ㆍ박근형이라는 스타 연출가들의 존재감을 새삼 입증했다.

<용호상박> 등 끊임없는 창작과 재해석으로 당대에 대한 발언을 멈추지 않는 원로 극작ㆍ연출가 오태석씨는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미덕을 실천하는 거장의 면모를 입증했다. 영국의 바비칸 센터는 11~12월 그의 극단 목화가 공연하는 <로미오와 줄리엣> 을 초청, 한국적 볼거리를 줄기차게 추구해 온 그의 손을 높이 들어주었다.

죽음 절망 등 인간 내면의 깊숙한 곳을 응시하려는 몇몇 연극 무대는 마니아들의 뜨거운 반응을 불러 냈다. 요절을 택한 여류 작가 사라 케인, 인간 관계의 진실을 응시하는 욘 포세 등 현대 외국 작가들의 진중한 무대가 높은 관심 아래 초연됐다. 러시아 연출가 레프 도진이 내한해 공연한 말리극장의 <형제 자매들> 은 리얼리즘 연극의 힘을 일깨웠다.

모두 140여편의 뮤지컬들의 올 한 해 공연 횟수는 1만1,000여 회. 그 중 창작 뮤지컬이 90여편으로 라이선스 뮤지컬보다 압도적 강세를 보였던 것으로 한국뮤지컬협회는 집계했다. 특히 전용관 건립 덕에 <사랑은 비를 타고> <달고나> 등 창작 뮤지컬, <난타> <점프> 등 넌버벌 분야는 안정적인 장기 공연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오픈런의 상징처럼 된 연우무대의 <오! 당신이 잠든 사이> 를 비롯, 김성녀의 모노 뮤지컬 <벽속의 요정> , 명랑씨어터 수박의 <빨래> 등이 창작 뮤지컬의 힘을 과시했다.

8월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가, 매표소 창구를 달궜던 넌버벌 작품 <점프> 는 전용관 보유로 장기전에 돌입했다. 12월 영국 황실 무대를 압도한 이 작품은 세계에서 통하는 한국적 무대라는 점에서 가능성을 제시했다. 동시에 미국의 비보이(B-Boy) 대회(비보이 호다운)에서 우승한 한국팀 갬블러의 쾌거는 브레이크댄스로 상징되는 청년 문화의 산실로서의 한국의 위상을 굳건히 했다.

연극, 영화를 거쳐 뮤지컬로 변신한 <이(爾)> 는 이 시대 공연 예술이 누릴 수 있는 영광의 실체를 구현해 보였다. 1980~90년대를 장식했던 그룹 동물원의 히트곡으로 꾸며 세밑을 장식했던 뮤지컬 <동물원> 은, 장년층을 위한 악극 무대 등 몇 년 전의 복고풍 물결과는 구분되는, 386들을 위한 무대의 필요성을 새삼 느끼게 했다. 3월에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를 다룬 뮤지컬 <요덕 스토리> 가 공연되면서 보수 언론의 비호 아래 이데올로기 논쟁에 불을 지폈다.

거대 자본의 외국산 뮤지컬들은 파상 공세를 퍼부었다. 일본 뮤지컬을 대표하는 시키의 <라이온 킹> 이 한국에 진출했다. 이에 반발해 한국뮤지컬협회가 결성돼 제1회 <대한민국 뮤지컬 페스티벌> 개최로 맞서는 등 대립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문화관광부와 협의, 2007년 창작 뮤지컬 지원금 10억원을 확보하고 배우 재교육에 투자하는 등 국내 뮤지컬은 장기 포석을 택했다. <노트르 담 드 파리> , <돈 쥬앙> 등 프랑스 뮤지컬들이 잇달아 상연돼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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