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30대 남성이 등산 중 조난당했다가 먹지도 마시지도 않은 채 24일만에 구조대에 발견돼 기적적으로 생환했다. 담당의사는 20일 이는 이 남성이 야생 곰처럼 겨울잠에 빠져 든 덕분이라고 밝혔다.
효고(兵庫)현 니시노미야(西宮)시 공무원인 우치코시 미쓰타가(35ㆍ사진)씨는 이날 TV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10월 7일 친구들과 함께 고베(神戶)시 인근 로코(六甲)산에 올라갔다가 일행과 떨어져 홀로 하산하던 중 낭떠러지에서 추락, 허리를 다쳤다고 말했다.
그는 “고립된 지 이틀째 되는 날 풀밭에 누웠는데 햇살이 비치고 기분이 좋았으며 이내 잠이 들었다. 이것 외에는 기억나는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갖고 있던 것이라고는 한국식 불고기 소스밖에 없었는데 이마저도 입에 맞지 않아 몇 방울밖에 먹지 못한 채 잠에 빠졌다고 말했다.
담당 의사 사토 시니치씨는 “구조대가 그를 발견했을 때 체온이 22도에 불과했다”면서 “그는 (조난 후) 아주 초기 단계에서 동면 상태와 흡사한 저체온 상태에 빠져 들었으며, 이 덕분에 뇌기능이 손상되지 않아 100% 회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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