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넛째 사위인 이종기(사진) 전 삼성화재 회장이 지난 10월 사망하면서 보유 중이던 5,000억원대 삼성생명 지분을 삼성생명공익재단에 기부했다.
20일 금융감독당국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생명의 개인주주 가운데 한 명이 지분 4.68%를 삼성생명공익재단에 증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지분의 주인은 고 이병철 회장의 넷째 딸 덕희씨의 남편인 이 전 회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4.68%(93만여주)는 최근 삼성생명 장외 시가로 계산하면 5,300억원에 이른다.
재계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은 70세를 일기로 10월에 사망하면서 고인의 뜻에 따라 삼성생명 보유지분이 삼성생명공익재단으로 넘어가게 됐다”며 “사회헌납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이번 증여가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지극히 꺼린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2000년 3월 은퇴한 이후 대외활동을 극도로 자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바람에 10월에 사망했다는 소식조차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고인은 1936년 경남 의령 출신으로 서울대 상학과를 졸업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매형이다. 오랜 동안 언론계와 보험업계에 몸담아온 고인은 10년 동안 중앙일보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으며, 이후 삼성화재로 자리를 옮겨 삼성화재 대표이사 부회장과 대표이사 회장을 지냈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이에 따라 최근 금융감독위원회에 삼성생명 지분 4.68% 취득에 대한 승인안을 제출했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삼성생명의 특수관계자로 분류돼 1% 이상 지분 변동 시 금융감독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다. 금감위는 22일 정례회의에서 삼성생명공익재단의 삼성생명 지배주주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삼성생명 지분은 삼성에버랜드가 13.34%,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4.54%를 갖고 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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