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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정씨 "유물 감상도 나눌 때 기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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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정씨 "유물 감상도 나눌 때 기뻐"

입력
2006.12.20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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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주박, 호패, 안경, 인장…. 23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개막하는 <우리네 사람들의 멋과 풍류> 전은 여성 장신구 위주의 이런 전시회들 가운데 보기 드문, 남성 애장품 전시회다. 수집 전문가 신상정(申相正ㆍ56)씨가 2001년부터 기증한 유물 2,200여점 중 엄선한 300여점으로 열린다.

"제가 기증한 유물만 모아 전시를 한다니, 기쁘고 감격스럽습니다." 신씨의 유물 수집은 1968년 시작됐다. 수석 수집을 즐기다 수석에 어울리는 고가구에 관심을 가졌고 결국 공예품에 빠져들었다. 제약회사에 다니며 받은 봉급의 상당액을 유물 수집에 썼다. "유물 모으느라 구두 서너 켤레는 뒤축이 다 닳았습니다."

그는 "흔히 스케일 큰 유물에 관심을 두는데 나는 작고 손때 묻은, 가까이 두고 볼 수 있는 공예품에 더 관심이 갔다"고 말했다. 특히 사대부들이 사용한 물건에 이끌렸다. 이번 전시회에 나오는 '선추'도 그 중 하나다. 선추는 해시계와 나침반, 달력 기능을 합친 합죽선 장식품으로, 희귀품이다.

그는 당초 사설 박물관을 만들려 했다. 하지만 혼자 유물을 관리, 전시하는 것이 쉽지 않으리라는 생각에 기증을 결심했다. "술이나 차를 혼자 즐기는 것도 좋지만, 여럿이 함께 마실 때 더 좋지 않습니까. 유물 기증도 마찬가지였어요. 박물관이 알아서 해준다니 고마울 뿐이지요." 그는 "바늘쌈지 하나만 달라던 누나의 청을 거절하고 기증한 일은 지금도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수집 과정에서 특히 잊기 어려운 유물은 방성도(房星圖). 방성도는 하늘의 별자리를 표기한 육면체 천문도로 신씨는 90년에 3면을 구했다. 나머지 3면이 없어서 아쉬워하던 중, 99년 서울 장안평의 한 고미술상에서 나머지를 발견했다.

"반쪽 만으로는 가치가 없으니 당신과 나, 둘 중 한 명이 절반을 주자"며 가게 주인과 줄다리기를 한 끝에, 신씨는 추사 선생의 글씨에 웃돈을 얹어주고 나머지 반쪽을 받을 수 있었다. 어렵게 구한 방성도는 이번 전시회장에 특별 공간이 마련돼 전시된다.

박광희 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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