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펭귄, 스텝 좀 밟는데~
뮤지컬 애니메이션 <해피 피트'happy feet'> 의 제목은 ‘행복한 발’이란 뜻. 북극 펭귄 멈블(목소리 연기 엘리야 우드)은 태어난 순간부터 타고난 리듬감으로 빙판 위에 탭댄스 스텝을 찍는다. 하늘이 내려준 재능을 가졌지만 사실 그는 불행하다. 짝짓기의 필수 조건인 노래는 젬병이고, 무리들은 그의 춤을 아무런 쓸모도 없는 해괴한 몸짓으로 치부하고 급기야 재앙의 징조로 여긴다. 그래도 종국엔 멈블과 그 주변 펭귄들은 행복해진다. 그의 발은 평화와 풍요를 가져오는 ‘신의 발’이기 때문이다. 해피>
크리스마스 대목을 겨냥한 <해피 피트> 는 온 가족들을 위해 준비한 종합선물세트와도 같다. 퀸의 'Somebody To Love'와 프린스의 'The Song of Heart', 비틀스의 'Golden Slumbers' 등 추억의 명곡들이 귀에 감기며 성인 관객들을 유혹한다. 턱시도를 입은 듯한 펭귄들이 가창력을 뽐내며 스텝을 착착 밟는 앙증맞은 모습은 장대한 군무로 이어져 시신경을 찌른다. 해피>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펭귄과 범고래 등 북극의 동물들, 객석까지 냉기를 전하는 설원과 빙산의 사실성. 여기에 관습에 반하는 재능을 차별하지 말고 다양성으로 받아들이라는 성숙한 메시지까지 곁들여지면서 영화는 풍성한 볼거리와 들을 거리, 그리고 교훈을 두루 갖춘다. 뮤지컬의 외피를 두른 채 가슴 저릿한 성장 영화의 일면을 보여주면서 ‘엎치락 뒤치락’ 모험의 세계를 펼쳐내는 화면도 흥미롭다.
목소리 연기도 ‘별들의 전쟁’이라 할만하다. <매트릭스> 시리즈의 스미스 요원으로 유명한 휴고 위빙이 멈블의 아빠 노아를, 니콜 키드먼이 엄마 노마진을 연기했다. <엑스맨 시리즈> 울버린의 휴 잭맨과 로빈 윌리엄스는 각각 멈블의 친구 멤피스와 레이몬을 맡아 개성 있는 목소리를 들려준다. 다만 인간의 환경파괴 문제를 끌어들여 ‘억지 춘향식’으로 맺는 결말이 눈에 거슬린다. 엑스맨> 매트릭스>
1980년대 <매드 맥스> 시리즈로 멜 깁슨을 ‘월드 스타’로 만들어낸 호주 출신의 조지 밀러가 연출했다. <꼬마돼지 베이브2> 이후 8년만의 복귀작으로 애니메이션을 선택한 점이 이채롭다. 21일 개봉, 전체. 꼬마돼지> 매드>
라제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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