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군부정권의 환 투기 억제책 발표로 바트화가 폭락하자, 제2의 아시아 외환위기 우려가 일면서 금융시장이 긴장했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가 7월2일 태국 바트화 폭락으로 촉발됐기 때문이다.
이어 8월 14일 인도네시아 루피아화가 폭락하고, 10월 23일 홍콩증시가 대폭락하면서 한국시장에 치명타를 입혔다. 바트화 폭락이 한국의 외환 위기까지 번지는데 4개월이 걸린 셈이다.
19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태국 중앙은행은 투기성 자금 유입을 막기 위해 상품과 서비스 등 무역에 관련되지 않은 투기성 자금이 2만 달러 이상일 경우 그 가운데 30%를 1년 동안 무이자로 예치하도록 하고, 1년 안에 인출할 경우 3분의 2만 지급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외국투자가 대거 철수하면서 이날 태국 증시가 10% 이상 폭락해 장 중 거래가 중단됐다. 또 이날 오전 한때 바트화의 가치가 정책 발표 이전보다 1.3%나 하락해 2005년 4월 이래 최대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태국 바트화 위기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증시에선 외국인 매도세가 늘어나며 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금융시장이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재정경제부 허경욱 국제금융국장은 "태국 상황이 우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도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 하겠다고 밝혔다.
'태국발 외환위기 재현 가능성'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지금은 9년 전과 달라 가능성이 극히 적다"는 입장이다. 가장 큰 차이점은 97년 외환위기 때와 달리 현재 아시아 국가들이 충분한 외환보유액을 확보하고 있어 연쇄적인 외환위기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10월말 기준으로 외환보유고는 한국이 2,295억 달러, 태국 618억 달러, 인도네시아 398억 달러, 홍콩 1,312억 달러, 싱가포르 1,319억 달러, 말레이시아 796억 달러에 달한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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