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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대선 변수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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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대선 변수 노무현

입력
2006.12.19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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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7대 대선의 강력한 변수가 출현했다. 노무현 대통령이다. 임기 말 레임덕(권력누수)에 빠진 대통령이 대선 변수가 된 적은 일찍이 없지만, 노 대통령은 다를 것 같다.

노 대통령은 얼마 전 당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끝까지 당에 남아 당의 진로에 관해 토론하겠다"고 했다. 열린우리당 다수파가 추진하는 통합 신당 창당을 그냥 두고 보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러자 당내 친노 직계들도 움직였다.

신당파는 정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다른 방법이 없다는 생각이므로 결사적이다. 대통령과 신당파의 싸움은 불꽃이 튈 수밖에 없다.

또 "야당이 발목을 잡아 국정운영이 어려웠다"고 한 편지내용으로 볼 때 노 대통령이 한나라당과 타협하거나, 양보할 것 같지도 않다.

때문에 내년에도 상당기간 여야를 넘나들며 치고 받는 '검투사 노무현'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현직 대통령이 대선 판에 끼어 드는 셈이다. 과연 누가 득을 볼까.

1997년 11월4일은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에 불복하고 탈당한 이인제 후보의 국민신당 창당일이자, 이 후보가 나락으로 떨어지기 시작한 날이다. 이날자 신문에 '청와대가 김영삼 대통령의 대선잔금 200억원을 창당자금으로 지원했다'는 의혹이 보도됐기 때문이다.

한때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와 지지율 선두를 다투던 이 후보의 상승세는 의혹의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급제동이 걸렸다. 국민은 아들 현철씨 비리와 국정농단 등으로 인기가 바닥을 치던 김영삼 대통령이 오버랩되는 게 싫었고, 대통령이 미운 만큼 의혹을 사실로 믿으려 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대선을 9개월 앞둔 2002년 5월6일 스스로 여당을 탈당했다. 세 아들 비리 때문에 야당의 공격이 거세지자, 자신이 정치무대 전면에서 빨리 사라지는 게 정권재창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내린 결정이었다.

노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당시 두 대통령보다 낫다고 할 수 없다. 김대중 대통령은 두 아들 사법처리에도 불구하고, 30%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었다. 김영삼 대통령도 그땐 IMF환란 전이어서 한자리수는 아니었다.

지금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국민은 10%대에 불과하다. 대통령 주변의 도덕적 문제가 없었는데 지지율이 이렇게 떨어진 것은 기록적이다. 대통령의 국정수행 능력과 태도에 대한 탄핵과 다름 없다.

그런데도 노 대통령은 계속 무대 전면에 서 있겠다고 한다. 정치적 계산을 했다기보다는 기질적인 이유로 보인다. 계산을 했다면 이런 선택을 하기 힘들다.

만약 친노 세력이 신당파와 결별해 딴 살림을 차리게 되면 노 대통령은 명실상부한 대선 정국의 한 축이 된다. 최근 "낙동강 전선에서 용이 나올 것"이라는 대통령 측근 안희정씨의 말에선 이른바 '영남개혁세력' 신당 또는 친노 세력에 의한 반(反) 한나라당 후보 옹립의지가 읽힌다.

여권엔 반 한나라당 세력을 잘 묶으면 누가 이기든 '51 대 49'의 게임이 가능하다는, 경험에 바탕한 논리가 있다. 하지만 '10% 대통령'과 추종자들이 설치는 상황이라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

이걸 바라보는 여당 내 신당파의 심정은 어떨까. 제발 정치에선 손을 떼달라고 대통령에게 통사정을 했는데. 한나라당은 표정관리라도 해야 할 판이다.

유성식 정치부장 직대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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