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日제외 4개국과 양자협의시동 걸리는 회담… BDA협상 美대사관서 열려
19일 개막 이틀째를 맞은 6자 회담은 본격적으로 북미 대화의 시동이 걸리는 분위기로 흘러갔다. 17, 18일 이틀간 접촉을 하지 않았던 북미 양측은 이날 오전 회담장인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열린 수석대표 회의를 필두로 대화다운 대화를 개시했다. 오후에는 북미 수석대표 접촉과, 방코델타아시아(BDA) 내 북한 동결 계좌 문제를 논의할 북미 실무협의가 잇따라 진행됐다.
오전 중 6개국 수석 대표들은 전날 개진된 상대방의 기조연설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도 상대의 입장을 조목조목 공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천영우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서로 공통점을 찾아 최대화하자”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오후 2시 힐 차관보와 김 부상은 지난달 29일 접촉이후 20일 만에 얼굴을 맞대고 1시간 동안 대화를 진행했다. 북미 접촉 후 천 본부장도 김 부상과 만나 북미간 이견을 좁히기 위해 마련된 한국측의 ‘단계별 패키지 접근방안’의 내용도 전했다. 전날 백화점식으로 요구사항을 늘어놓았던 김 부상이 이날 실무적으로 나서자 우리측도 다소 안도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회담 관계자는 남북접촉에서 “흉금을 터놓고 모든 사안들을 논의했다”며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다”고 전했다. 이날 북한은 일본을 제외한 모든 나라와 양자협의를 가졌다.
6자 회담 보다 더 관심이 집중된 쪽은 BDA 북미 실무 협의였다. 오전 10시 베이징 공항에 도착한 오광철 조선무역은행총재는 밀려든 취재진에 둘러싸여 곤혹스런 표정을 지을 정도였다.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오 총재는 “BDA 북한 계좌가 불법이 아니라는 증거가 있냐”는 질문을 받자 눈을 치켜 뜨기도 했다.
오 총재는 공항에서 곧바로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후 오후 2시 30분께 대사관을 빠져 나와 모처로 향했다. 오 총재는 예상과 달리 ‘적진’ 격인 주중 미국대사관으로 들어가 실무협의를 진행했다. 당초 BDA 협의는 댜오위타이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북측의 주장으로 장소가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국회로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을 예방, “13개월 만에 열린 6자 회담이 초기에는 거칠 수 밖에 없다”며 “북미 양측의 금융 실무진들이 오해를 풀 구체적이고도 상호적인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북미 양측에 타협을 간접 촉구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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