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강국인 일본 선수들도 자유형이 아닌 배영, 평영에서 세계를 제패했을 뿐이다.
이런 뿌리깊은 편견의 벽에 ‘마린보이’ 박태환(17ㆍ경기고)이 도전한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수영의 마라톤이라 불리는 자유형 1,500m에서 아시아선수로는 처음으로 15분 벽을 깼다. 14분55초03의 기록. 수영 역사상 1,500m를 15분 이내에 끊은 선수는 18명에 불과하다. 한국 뿐만 아닌 아시아 전체가 ‘박태환 신드롬’에 들썩이는 이유다.
아직 어린 나이와 타고난 신체조건, 그리고 엄청난 훈련량이 박태환을 ‘수영 명품’으로 만들었다. 181㎝, 73kg의 몸은 키가 2m에 가까운 이언 소프(호주), 마이클 펠프스(미국)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에 비해 뒤지지만 박태환의 몸은 여전히 자라고 있는 ‘현재 진행형’이다.
좌우 근육의 밸런스가 잘 잡혀 있고, 물에 잘 뜨는 부력과 유연성은 타고난 것으로 평가 받는다. 게다가 일반인의 두 배에 육박하는 심폐기능은 박태환의 회복 기능에 날개를 달았다. 하루 평균 1만5,000m를 헤엄치는 어마어마한 훈련량도 그의 강점이다.
내년 3월 호주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이 편견을 깰 첫 번째 무대다. 박태환은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수영이 강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했다.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도 목표”라고 했다. 진화중인 박태환이 태평양을 가로 질러 세계 정상을 터치 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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