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돌 전후 꾸준한 연습을 통해 겨우 걷게 되는 인간과 달리, 코끼리 새끼는 세상 빛을 본 지 30분만 지나면 첫 걸음마를 시작한다. 돌고래 새끼도 바다 속에서 태어나자마자 능숙하게 수면 위로 헤엄쳐 올라가 첫 숨을 쉰다. 이 동물들이 어미 뱃속에 있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지길래 날 때부터 걷고 헤엄치는 것이 가능할까.
다큐멘터리 전문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이 그 궁금증을 풀어줄 특별기획 <탄생: 포유류의 신비> (원제 In the Womb:Animals)를 22일 밤 12시부터 2시간동안 방송한다. <탄생: 포유류의 신비> 는 최첨단 컴퓨터 그래픽과 초음파를 이용해 코끼리와 돌고래, 개 등 포유동물의 자궁 속에서 난자와 정자가 만나는 첫 순간부터 태어나기까지의 전 과정을 상세히 소개한다. 탄생:> 탄생:>
코끼리의 임신기간은 22개월로, 코끼리 태아(사진)는 18주가 되면 다리와 코를 움직여 근육을 강화하고 민첩성을 기르는 운동을 시작한다. 1년 가량 어미 뱃속에서 지내는 돌고래 태아도 8주가 지나면 자궁 속을 헤엄치기 시작한다. 탄생 이후 의‘실전’에 대비하는 것이다.
혀를 내밀고 숨을 헐떡이는 개들의 동작은 땀샘이 거의 없는 신체 특성상 혀를 통해 수분을 증발시켜 체온을 조절하기 위한 것. 63일간 어미 자궁 속에서 자라는 개의 태아가 40일째부터 이 동작을 해보이는 모습을 초음파 영상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준다.
돌고래와 코끼리의 진화에 얽힌 수수께끼도 풀어본다. 돌고래 태아는 24일째부터 뒷다리와 같은 돌기가 생겨나 자라며, 11주가 지나면 지느러미 뼈가 발달하는데 그 구조가 사람의 손과 비슷하다. 돌고래의 조상이 육지 동물이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면 코끼리는 포유동물 가운데 유일하게 태아기에 민물고기나 개구리에서 볼 수 있는 신장 수송관이 발달하는데, 이는 조상이 물 속에서 살았음을 짐작케 하는 흔적이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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