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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차범석 극예술魂 되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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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차범석 극예술魂 되살린다

입력
2006.12.19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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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작가 고 차범석 선생의 예술혼이 국내 최대 규모의 희곡상으로 이어진다. 고인의 유족과 문화계 인사 등 110여명은 19일 오전 11시 서울 태평로 프라자호텔 메이플홀에서 ‘차범석 연극재단’(대표 차혜영) 출범식을 갖고, 한국 연극 발전을 위한 실천 방안을 발표했다.

재단은 고인의 이름을 딴 희곡상을 제정하는 한편 작품 전집을 출간해 연극제를 개최하는 등 극작ㆍ공연 부문에 두루 걸쳐 고인의 정신을 계승 발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운영은 유족들이 쾌척한 5억원 등 모두 6억원의 기금으로 충당된다.

주목되는 것은 국내 연극 관련 상 가운데 최대 상금을 내건 차범석 희곡상. 새로운 희곡을 개발하고 창작을 활성화 하는 한편 한국 연극의 질적 발전에 기여할 장편 장막 희곡을 공모, 당선작 1편에 3,000만원을 수여키로 했다. 이 같은 상금 액수는 현재 국내 최고 권위의 희곡상으로 인정 받는 동랑희곡상(700만원)의 규모는 물론, 모든 연극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해랑 연극상(상금 2,000만원)을 웃도는 규모다.

차 대표는 이날 “아직도 생생한 아버지의 여운을 오래도록 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작고 하실 때까지 창작열을 불태웠던 아버님의 연극 사랑을 이어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와 함께 재단은 발굴된 희곡이 실제 무대와 연계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 매년 11월 심사를 통해 당선작을 뽑은 뒤 곧바로 공연 단체를 선정해 창작 지원금 2,000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완성된 작품은 고인의 기일(6월 6일)을 전후해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특히 고인의 대표작으로 국내 사실주의 연극의 백미로 꼽히는 <산불> 은 한국 연극사에서 특이한 경로를 밟고 있어, 그를 추모하는 움직임을 더욱 뜻 깊게 하고 있다. 남북의 극심한 이념 대결을 사실주의적으로 묘사한 이 작품은 1970년 명동 국립극장에서 초연됐는데, 35년 뒤인 2005년에 초연 연출가인 임영웅 씨의 연출로 재공연돼 국내 연극사에 뜻 깊은 풍경을 만들기도 했다.

이 작품은 뮤지컬 <갬블러> 의 원작자인 에릭 울프슨의 음악과 아리엘 도르프만의 대본으로 뮤지컬 <댄싱 섀도우> 로 거듭나 2007년 7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두 달 동안 공연될 예정이다. 이날 축하 행사에서는 내빈 기념 촬영에 앞서, 웅장한 주제곡이 장내를 가득 메워 세대를 두고 거듭나는 진정한 예술의 의미를 새삼 일깨워 주기도 했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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