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잡은 범인 때문에 정치권이 시끄러운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15일 술 취한 20대 여성을 성폭행하려 한 혐의(강간미수)로 구속된 한나라당 모지역 당원협의회 전 회장 정모(54)씨는 용감한 공익법무관 트리오에 의해 검거됐다.
사법시험 43회로 연수원을 졸업한 뒤 공익법무관으로 대검찰청에서 일하는 이정렬(29ㆍ사진)씨와 서울고검에서 근무하는 김시목(31) 조성은(31)씨는 이날 오전 1시께 동료들과 술 한잔을 하고 서울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로 나왔다.
거리를 걷던 3명의 귀에는 지나가는 여성들의 “어머 뭐 하는 짓이야”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인근 주차장 구석에서 정씨가 여성을 성폭행하려 하고 있었다. 이들은 바로 달려가 정씨를 제지하고는 112에 신고를 했다. 그런데 갑자기 정씨가 도망치기 시작했다. 도주하는 정씨를 잡느라 이 법무관은 얼굴에 찰과상을 입어 피가 줄줄 흐르기도 했다.
약 10분 뒤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에게 정씨를 넘겼지만 이들은 뭔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한 명이 “이왕 이렇게 된 것 경찰서까지 가서 현행범 처리 절차를 다 겪어보자”는 의견을 냈다. 이들은 ‘우르르’ 강남경찰서로 향했고, 오전 5시까지 경찰관의 질문에 꼼꼼히 답을 한 뒤 집으로 돌아갔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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