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 체험수기' 대상 박영숙 교사…불우제자 집에서 키워
“제자를 집에 데려와 키우면서 ‘남편이 밖에서 낳은 딸이냐’는 등 오해도 많이 샀지요. 그래도 이해와 사랑으로 모든 일이 잘 풀려 나갔습니다.”
박영숙(61) 대구일중 교사의 수기 ‘작은 나눔 큰 사랑’이 19일 ‘2006 교육현장 체험수기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그는 1981년 대구 경북사대부중 재직시 공납금을 내지 못해 학교를 그만 둔 제자를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와 함께 살며, 나중에 훌륭한 전도사로 성장하게 했다는 내용의 실화를 수기에 담았다.
가족과 이 여중생의 첫 만남, 그 학생이 성장하면서 겪었던 행복했던 시간과 갈등의 위기 등을 따뜻하게 잘 그려냈다는 반응이다. 박 교사 가족의 도움으로 잘 성장한 여중생은 야간대학에 진학한 후 독립했다.
그의 사랑 실천은 가족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둘째 아들은 서울 총신대 재학 중 가출 청소년들을 자취방에 데려다 숙식을 제공하고 성경 공부를 함께 하기도 했다. 박 교사는 “힘든 일을 왜 하냐고 물으니 아들이 ‘엄마한테 배운 거예요’라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내년 8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는 박 교사는 “많이 망설였지만 38년 교직 생활을 마무리한다는 의미에서 수기를 썼다”며 “소리없이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교사들은 주위에 얼마든지 있다”고 겸손해 했다.
박원기 기자 one@hk.co.kr
'자랑스러운 밀알인' 김윤명 단국대 교수 보은의 장학 사업 지원
장학재단의 도움으로 학업을 마칠 수 있었던 교수가 후배들의 장학사업을 지원한 공로로 상을 받게 됐다. 김윤명(54) 단국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장학재단 밀알회(회장 설영화)의 ‘2006 자랑스러운 밀알인’으로 선정됐다. 김 교수는 2000년 ‘EMF 세이프티’라는 벤처기업을 세워 밀알회측에 액면가 1만원인 주식 500주를 무상으로 넘겨주는 방식으로 장학사업을 지원했다.
김 교수는 6ㆍ25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경북 김천시의 빈농에서 태어났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고교 진학조차 쉽지 않았지만 그는 1967년 학원사가 운영하는 학원장학재단의 장학생으로 선발돼 김천고,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이 재단은 당시 성적이 우수하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운 전국의 중3 학생 20여명을 매년 뽑아 고교 학비는 물론 대학 등록금까지 전액 지급했다. 밀알회는 바로 이 장학생들이 주축이 돼 만들어진 친목 모임이다.
김 교수는 “당시 도움을 줬던 고(故) 김익달 학원사 회장이 ‘나 대신 후학들에게 (은혜를) 갚으라’고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며 “형편이 아무리 어려워도 열심히 공부한다면 길은 생긴다”고 말했다.
박원기 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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