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자본시장 확 바뀐다]<3>세계적 투자은행들의 경쟁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자본시장 확 바뀐다]<3>세계적 투자은행들의 경쟁력

입력
2006.12.18 23:51
0 0

#. 블룸버그통신은 12일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미국 월가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직원들이 1인당 평균 62만2,000달러(약 5억7,000만원)의 연봉을 받는다고 보도했다. 뉴욕주 조사결과에 따르면 월가 근무자들의 평균 연봉은 28만9,664달러(약 2억7,000만원)에 달한다.

#. 14일 호주 최대 항공사인 콴타스항공은 자국 투자은행인 맥쿼리와 미국 사모펀드 텍사스퍼시픽그룹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인수가격은 111억 호주달러(약 8조원). 세계 12위인 콴타스항공은 호주의 자존심으로 일컬어진다.

세계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하는 투자은행(IB)들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우선 외형 상 압도적인 규모가 눈에 들어온다. 위험을 떠안을 수 있는 덩치가 돼야 수익성 높은 IB 업무를 적극적으로 파고들 수 있다는 점에서 IB 업계에서는 규모가 위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대형화가 IB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전부는 아니다. IB 내부적으로는 고급 전문인력의 충분한 확보가 경쟁력의 원천이 된다. 이는 확실한 보상시스템을 전제로 한다.

증권연구원에 따르면 2005년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3개사의 임직원 1인당 순영업이익은 59만6,000달러로 국내 3대사(대우ㆍ삼성ㆍ우리투자증권) 평균 29만9,000달러의 2배다. 높은 생산성은 높은 보수로 즉시 보상된다. 글로벌 3대사의 1인당 인건비는 27만2,000달러로 국내 3대사(9만7,000달러)의 3배 가까이 된다. 인재에 대한 과감한 투자는 영업비용 중 인건비의 비중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국내 3대사의 인건비 비중은 지난해 18.3%인 데 비해 글로벌 3대사는 62.3%에 달한다. 강형철 증권연구원 연구위원은 “투자은행업이 갖는 인적자원의 집약적 성격을 고려할 때 국내 증권회사의 인력에 대한 투자가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특화된 전문영역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도 경쟁력 확보의 지름길이다. 호주 맥쿼리는 1996년 ‘인프라(SOC)펀드’라는 독창적인 상품을 선보인 이후 성장을 거듭해 10년 만에 매출이 8배 가까이 늘었다. 인프라펀드는 세계 각국의 도로 터널 항만 등 대규모 기반시설 건설에 투자하고 수익을 배당하는 상품이다. 이를 통해 맥쿼리는 이제 대형 항공사를 직접 인수할 정도로 성장했다. 물론 아직 골드만삭스 같은 초대형 IB와 맞상대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인프라펀드 분야에서는 국제적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이 밖에도 부동산펀드를 전문으로 하는 미국의 코헨&스티어스 등 주특기를 확실히 잡은 IB를 찾기는 어렵지 않다. 메릴린치도 77년 최초로 내놓은 자산관리계좌(CMA) 상품의 인기를 기반으로 글로벌 IB의 입지를 구축했다.

세계적 IB들의 경쟁력 확보가 외부에서 주어진 자극에 의해 촉발됐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각종 금융관련 규제 완화와 통합의 격랑에 휩싸이면서 말 그대로 살아남기 위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1999년 ‘그램-리치-브릴리’법에 의해 금융지주회사를 통한 금융업간 겸업이 전면 허용됐고 대형 은행과 대형 증권사의 결합이 본격화했다. 2000년대 이후 호주 자본시장 도약의 배경에도 2001년 금융서비스개혁법 제정 등 90년대 후반부터 이어진 금융시장 개혁이 자리잡고 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