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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양계농 피눈물 흘리는데 대책본부장·고위공무원 "굿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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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양계농 피눈물 흘리는데 대책본부장·고위공무원 "굿샷"

입력
2006.12.18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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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잇따라 발생해 공무원들이 휴일도 반납한 채 비상근무 중인 상황에서 전북도 AI대책본부장 등 유관 공무원들이 주말 골프를 즐겨 물의를 빚고 있다.

18일 도에 따르면 AI대책본부장인 전모 행정부지사와 박모 기획관리실장 등 공무원 4명이 토요일인 16일 오전 8시부터 고창군 선운레이크밸리 골프장에서 도지사 선거캠프 출신 인사 4명과 함께 2팀으로 나눠 라운딩을 했다. 골프피는 전 부지사가 낸 것으로 전해졌다.

또 AI가 발생한 김제시의 백모 의사국장과 김제시의회 고모, 조모 의원 등도 이날 같은 장소에서 다른 시각에 별도 팀으로 골프를 쳤다. 백 국장 일행은 클럽하우스에서 식사를 하고 오전 7시46분부터 4시간 가량 라운딩을 한 뒤 골프장 인근의 음식점으로 옮겨 반주를 곁들인 점심식사를 했다. 이날 골프는 백 국장이 최근 의사국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자 이를 위로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시의원 2명과 자신의 그린피는 백 국장이 계산하고 골프를 함께 친 사업가는 자신이 돈을 계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지역에서는 익산시 함열읍과 황등면 양계농장, 김제시 공덕면 메추리농장에서 연이어 AI가 발생해 닭과 메추리 110만여마리를 살(殺)처분했다. 이에 따라 익산시와 김제시 전체 공무원 2,400여명은 토ㆍ일요일에도 정상 출근해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전북지역 공무원들은 “AI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 및 예찰활동을 지휘하고 양계농민을 위로해야 할 고위 공직자가 골프를 즐긴 것은 아주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비난했다.

전 부지사는 “골프를 치는 도중 수시로 전화를 걸어 업무를 챙겼다”고, 김제시 백 국장은 “2주일 전 약속이라 미루기가 곤란해 골프장에 갔다”고 해명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고위 공무원들이 신중치 못한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켜 면목이 없다”며 “골프를 친 직원들에 대해 주의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주=최수학 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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