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특권층이 중국에서 버젓이 사치품 쇼핑을 즐겨 유엔의 대북 사치품 금수조치를 무색케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유엔이 10월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을 제재했지만 북한 특권층은 아랑곳하지 않고 중국 단둥(丹東)에서 사치품 쇼핑에 나서 일부 상점은 아예 한글 간판으로 컴퓨터와 노래방 기기, 심지어 비아그라ㆍ시알리스 등 발기부전 치료제를 광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단둥의 호텔과 백화점에는 김일성 배지를 단 북한인들이 많이 드나들며 몇몇 북한인은 단둥세관 검문소 인근 도요타자동차 대리점에서 새 차를 구입하고 있다. 북한 고객 중 ‘큰손’은 현금 5만달러에 고급 세단을 구입했다.
중국 출입이 잦은 한 북한인은 최근 침실이 3개인 단둥의 고급 아파트를 10만달러에 샀다.
금도 북한인의 인기 쇼핑 품목이다. 신이바이 백화점 보석 코너 직원은 “북한 여성들이 매일 금목걸이, 금장신구 등을 산다”고 말했다. 이 백화점 로레알 화장품 코너 직원은 “북한인이 단골 손님”이라며 “특히 몸매를 날씬하게 한다는 보디 크림이 인기”라고 말했다. 북한 여성들은 종종 압록강변 스파에서 우유 목욕과 마사지도 즐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세관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모피 코트와 인조 모피의 대북 수출이 지난해보다 7배 급증했다. TV 등 전자제품은 77%, 향수, 화장품은 10% 각각 늘어났다.
신문은 미국 일본 등이 대북 사치품 수출을 금지했지만 제재 실효성은 북한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아직 대북 금수 사치품 목록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대북 금수 사치품 목록이 북중 간 정상 교역에 영향을 줘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앞서 일본은 참치와 캐비어 모터보트 술 담배 오토바이 카메라 오디오 손목시계 보석 모피 등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사치품 24종의 수출을 금지했다. 유럽연합(EU)도 무기ㆍ핵미사일 기술과 사치품 등을 금수 조치키로 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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