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신문 조사 결과 올해 주요 대학의 교수들 중 조교수에서 부교수로, 부교수에서 정교수로 승진하지 못한 비율이 최고 70%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금까지는 승진 심사에서 떨어져도 현직은 유지했으나 앞으로는 많은 대학이 직급별 정년제를 채택해 일정 기간이 지나면 퇴출하는 제도를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 마디로 교수라는 직업이 철밥통인 시대는 지났다는 얘기다.
한국의 대학 교수들은 선배들에 비하면 피곤한 시대를 살고 있다. 연구ㆍ교수 여건은 아직도 세계적 수준과 거리가 먼데 성과는 일급 대학 수준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교수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인 동시에 사회의 공동선을 고민하는 지성인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런 특성을 배려하는 노력이 학교와 사회에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승진에서 탈락하거나 아예 퇴출 당하는 당사자들의 처지야 안타깝지만 이런 방향 자체는 불가피한 대세라고 본다. 우리나라 대학 사회에도 경쟁의 바람이 분 지 꽤 됐다.
특히 이 바람은 국립대보다는 역시 사립대가 주도하고 있다. 삼팔선이니 사오정이니 하는 일반 기업의 정년과 퇴출 관행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 경쟁은 대학과 학문의 발전 및 생존을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함께 감수해야 할 과정이다.
다만 대학별로 승진 심사가 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하는 점은 걱정이 없지 않다. 1년에 한두 번은 꼭 교수 부당 해고 사례가 사회문제가 되곤 한다. 그런 일이 없도록 기준을 엄격하게 하고 심사과정을 학내에 공개하는 등 최대한 공정을 기해야 하겠다.
또 한 가지, 승진에서 누락시키는 소극적 방법에만 의존하지 말고 조교수라도 탁월한 업적과 자질이 있으면 정교수로 바로 발탁한다든가 같은 부교수라도 연봉 등 대우를 달리하는 특진 제도 같은 것을 두어 경쟁체제 본연의 효과를 극대화했으면 한다.
열심히 연구하고 가르쳤을 때 남보다 좋은 대우를 받는 체제와, 일정한 요건이 안 되면 추려내는 네거티브 시스템을 병행할 때 좀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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