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은행들이 가산 금리를 인상하고 있는데다 기준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마저 3년 8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더군다나 시중은행들 대부분이 신규 대출을 제한하고 있어 고객들이 ‘금리는 오르고 돈 빌리기는 더 어려운’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17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26일부터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0.1%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CD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로 구성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에서 국민은행이 지난달 우대금리폭을 0.2%포인트 줄인데 이어 이번에는 가산금리를 0.1%포인트 올리는 것. 이 같은 금리 인상은 최근 한국은행의 지급준비율 인상과 금융감독당국의 대손충당금 적립률 상향으로 인한 원가 상승 부담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앞서 우대금리 폭을 줄이는 형태로 금리를 0.2%포인트 정도 올렸던 신한ㆍ우리ㆍ농협 등 다른 은행들도 또다시 가산금리까지 손대면서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가산금리와 우대금리는 신규 대출자에게만 적용되지만, 기존 대출자에게도 적용되는 CD금리도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CD금리는 올 8월 콜금리 인상 후 연 4.71%까지 올라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후 하락세를 보였지만 10월부터 다시 상승, 이달 6일 4.71%를 찍은 뒤 14일 4.74%까지 올랐다. 2003년 3월 4.75% 이후 3년 8개월만의 최고 수준이며 연초에 비해 무려 0.64%포인트 오른 것이다. 1억원을 빌렸다면 연 이자가 연초에 비해 64만원이 더 늘어나게 된 것이다.
앞으로도 CD 금리가 당분간 하락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시중은행들이 인상된 지급준비금 예치를 위해 CD 발행을 늘리고 있지만, 매수세는 급감하고 있기 때문. 시중은행 관계자는 “단기금리의 추가 상승 기대감으로 수요가 줄어들어 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중은행들의 신규 대출 제한과 금리인상 등으로 인해 12월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주춤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이달 14일까지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7,689억원으로 11월 한달 증가액(3조6,732억원)에 비해 증가속도가 크게 둔화됐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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