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소장개혁파의 리더격인 원희룡 의원이 17일 당 대선후보 경선출마를 선언했다. 원 의원은 이날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대로 일하는 한국, 보람있는 미래 한국을 위해서는 국가의 개조와 혁신이 필요하며, 그 일에 앞장서기 위해 대선 경선에 출마키로 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미래를 위한 생활정치’를 표방한 원 의원은 “기존의 주자로는 중도ㆍ개혁 세력을 대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중도ㆍ개혁세력에 대한 지지율을 폭증시키는 계기로 만들겠다는 각오와 확신을 갖고 나섰다”고 강조했다. 원 의원은 이를 위해 서민 및 중산층을 겨냥한 ▦ 과세표준 연봉 4,000만원 이하 근로자의 근로소득세 폐지 ▦ 소득분배상 하위구간에서부터의 재산세 폐지 ▦ 국유재산의 민간관리 위탁을 통해 세수보전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원 의원의 출마 선언으로 한나라당 경선레이스는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 ‘빅3’ 체제에서 다자 구도로 바뀌게 됐다. 또 권오을 홍준표 의원의 출마설이 제기되고 있고, 김진선 강원지사와 김태호 경남지사도 거론돼 출마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주자들이 나서더라도 당내 세력을 양분하고 있는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맞대결 구도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원 의원도 자신이 속한 수요모임에서 조차 공식 지지를 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원 의원의 합류가 정치적 성향이 비슷한 손 전 지사에게 타격을 입히면서 3위 경쟁을 가열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대두된다.
이에 반해 경선구도가 그간의 인물경쟁에서 예컨대 ‘안보(박 전 대표)-경제(이 전 시장)-개혁(손 전 지사ㆍ원 의원)’의 노선 경쟁 양상으로 변할지 모른다는 견해도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원 의원은 “손 전 지사와 클 틀에서는 함께 가겠지만 5% 이하에 묶여 있는 지지율은 중도ㆍ개혁세력의 열망에 비해 너무 낮다”며 “손 전 지사의 지지를 반분하는 것이 아니라 개혁성향의 지지를 더 끌어내기 위해 경쟁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