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아니라 학교에 다닌다는 착각이 들 정도라니까요.”
경기 평택시의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세원이씨에스(근로자 950명)에서 공정기술팀 대리로 일하는 김주인(35)씨는 “올 한해 동안 하루 8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꼬박 1개월은 업무 말고 교육으로 보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의 인재양성 프로그램 6과목을 이수했다. 3월 한국표준협회가 주관하는 ‘창의적 기획’ 강의를 시작으로 ‘윤리경영 교육’, ‘리더십 교육’을 한국기술교육대 등에서 들었다. 직무와 관련한 ‘공정관리’ 과목 등도 수강했다. 5월에는 동료 3명과 함께 일본의 기술제휴 업체에서 보름간 현장 실무연수를 다녀 왔다. 모든 교육비는 회사 부담이다.
1999년 입사한 그는 “중소기업 중에서 회사가 돈 들여 이렇게 체계적으로 교육을 시키는 곳은 드물 것”이라며 “업무 생산성뿐 아니라 나 자신의 경쟁력 향상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인재양성에 대한 필요성과 관심에도 불구 우리 기업들의 인적자원개발 투자는 매우 저조한 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각국 근로자(25~64세)의 직무관련 훈련 참여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14.3%에 그쳤다. 영국(49.5%), 미국(44.3%)에 비해 한참 낮을 뿐더러 OECD 평균(37.1%)에도 훨씬 못 미친다. 낮은 인적자원 투자는 고스란히 1인당 노동생산성 저하로 이어진다. 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근로자 1인당 노동생산성은 미국 등 선진7개국(G7)의 40%에 불과했다.
세원이씨에스는 인재양성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2004년 중장기 인재육성 계획을 마련한 이 회사는 사내강사제도, 사내 학점제(일정 이상 학점을 못 따면 승진에서 누락) 등을 운영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우리 회사의 교육투자 대비 유형 효과를 분석한 결과 1,000%가 넘게 나왔다”며 “교육에 1억을 썼다면 10억의 효과를 봤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도 기업의 인재양성 투자 촉진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최근 인적자원개발 우수기관 인증제도를 도입해 세원이씨에스, LG전자, 성균관대 등 27곳을 우수기관으로 선정, 포상했다. 이 제도는 영국, 싱가포르 등 선진 20여개국에서 활발하게 시행중이다. 산업인력공단 송시열 기업학습조직국장은 “교육훈련 기반이 취약한 중소기업 등에 무료 컨설팅을 해주고, 우수기관으로 뽑힌 곳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 인적개발 사업 규모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일환 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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