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식중독 균의 일종인 노로바이러스(Norovirus) 비상이 걸렸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발령하는 주의경보의 기준을 초과하는 도도부현이 26개에 이르는 등 과거 최대 규모로 확산되고 있다.
17일 아키타(秋田)현에 따르면 8개 초등학교에서 347명의 학생들이 급성위염 증상을 보여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 중 14명으로부터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아키타현 직원 52명도 구토와 설사 등 감염 증상을 보여 긴장하고 있다. 이들은 판매용 도시락에 의한 식중독으로 보이는데, 현청은 2차 감염을 막기위해 청사 내 모든 화장실을 소독하는 등 이례적인 조치를 취했다.
홋카이도(北海道)에선 관광호텔 숙박객 등 177명이 노로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식중독에 걸렸음이 밝혀졌다. 도내 간병시설 두 곳에서는 131명이 감염 증상을 보였다.
이시카와(石川)현과 후쿠이(福井)현에서는 사망자가 1명씩 발생했다. 이시가와현 가네자와(金澤)시의 노인 요양시설에서 96세의 할머니가 노로바이러스 감염으로 숨졌다. 후쿠이현의 신체장애자 시설에서도 50대 남자가 사망했다.
16일 야마구치(山口)현 야마구치시에서 개최된 전국 중학 역전마라톤대회에서는 10개 지역 14개 팀의 선수 88명에게 감염 증상이 나타나 대거 결장했다. 주최측은 대회를 예정대로 강행했지만, 경기가 끝난 후 시상식 때 참가 선수들이 모두 마스크를 하고 나오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일본 국립전염병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에서 지난 3일까지 1주일간, 전국 약 3,000개의 의료기관이 노로바이러스 감염 발생 보고를 올렸다. 환자수만 6만5,638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급성위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일종인 노로바이러스는 비누나 알코올로 씻어도 죽지 않는 전염성이 강한 병균이다. 감염된 사람의 변이나 구토물, 혹은 공기 등을 통해 전염되며 설사와 구토 증상을 보인다. 아직까지 약품이 개발되지 않아 치료에는 수분과 영양공급 등의 대증요법만이 사용되고 있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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