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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TA서 한의사 시장 개방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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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TA서 한의사 시장 개방 요구

입력
2006.12.1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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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최근 미국 몬태나 주 빅스카이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5차 협상에서 한국의 한의사 시장 개방을 요청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미국 내 한의학 관련 학과 출신 의사가 6만 명에 달하고 있는 만큼 국내 한의사 시장 개방을 놓고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이혜민 한미FTA 기획단장은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한국측은 한미 FTA 1차 협상 때부터 의사와 간호사, 건축사, 수의사, 엔지니어 등 17개 전문직종의 양국간 자격 상호인정을 꾸준히 요구해왔고, 이에 대해 미국측은 지난 5차 협상에서 한의사 자격 상호인정 문제를 업계와 검토하고 있다며 처음으로 관심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선 한의학을 통상 아시아의학 혹은 동양의학으로 부른다. 미국 내 49대 대학에 아시아의학과(동양의학과)가 설치돼 있으며, 이들 학과를 나온 의사만도 6만 명 이상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인 교포 출신이 1만6,000여 명이고 중국계 출신 중의사가 2만 여 명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이 단장은 “미국에는 한의사 자격증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고 침술사 자격증만 있는 반면 한국에선 6년의 고급교육과정을 거쳐야 한의사가 될 수 있는 등 양국간에 큰 제도적 차이가 있어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입장”이라며 “내년 1월에 열릴 6차 협상에서 미국측이 공식적으로 우리측에 제시할 개방안 리스트에 이를 첨부하는지를 살펴본 후 추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의사 자격증이 없는 미국이 한의사와 침술사를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만약 미국측이 향후 협상에서 한의사 시장 개방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입장을 취할 경우, 지금까지 일방적으로 17개 전문직종의 자격 상호인정을 요구해온 한국측으로서는 미국측의 요구사항을 쉽게 뿌리칠 수 없는 입장이다. 특히 내년 말 예정된 한중 FTA협상에서는 중국이 중의사의 한국 진출 허용과 중의학 교육기관 설립 등의 시장 개방을 요구할 것으로 보여 국내에서도 한의사 시장 개방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한의사협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국민 생명권을 담보로 장사를 하려는 정부 당국의 무책임한 일체의 불온한 움직임에 대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저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발표하고, 한미 FTA 대책위를 구성키로 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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