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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르텟엑 "우리보고 미쳤다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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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르텟엑 "우리보고 미쳤다 했었죠?"

입력
2006.12.18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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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탄생 250주년, 쇼스타코비치 탄생 100주년이었던 2006년. 세계 곳곳에서 이들의 음악이 연주됐고, 국내에서도 수많은 단체들이 두 작곡가를 재조명하는 공연을 했다. 하지만 가장 뚝심 있고, 열정적이었던 단체를 꼽으라면 단연 현악4중주단인 ‘콰르텟엑스’다.

제1바이올린 조윤범(31), 비올라 김치국(29), 제2바이올린 김경연(26), 첼로 오새란(26)으로 이뤄진 이 젊은 현악4중주단은 모차르트의 작품 23개와 쇼스타코비치 작품 15개 등 총 38개의 현악4중주곡을 12차례에 걸쳐 모두 연주하는 <모차르트 쇼스타코비치 컴플리트> 프로젝트를 했다. 이 전무후무한 도전 계획에 다들 미쳤다고 했지만, 모차르트의 생일인 1월27일 시작한 대장정은 오는 29일 서초동 DS홀에서 마침표를 찍게 된다.

12일 오전 콰르텟엑스 멤버들은 어김없이 DS홀로 ‘출근’해 연습을 하고 있었다. 국내 유일의 ‘전업’ 실내악 단체인 콰르텟엑스는 2000년 결성한 때부터 주 5일, 오전 9시부터 한 곳에 모여 연습을 할 만큼 오직 현악4중주에만 매달려왔다.

“다들 무모하다고 했지만 모차르트와 쇼스타코비치가 겹치는 해가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아서 해보고 싶었어요. 횟수를 더할수록 성장하는 게 느껴졌어요.”(오새란) “이번 연주회를 통해 팬클럽이 생겼는데 벌써 400명이 넘었어요. 11번의 연주회에 모두 참석한 팬도 10명이나 돼요.”(김치국) “전업 단체이기에 가능한 도전이었죠. 엄청난 연주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연습을 쉰 적이 없습니다. 모두가 작업의 가치와 의미를 공감하고 있었기 때문이죠.”(조윤범)

콰르텟엑스의 올해 활동은 모차르트와 쇼스타코비치에 머무르지 않았다.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 에 출연했고, 소년원이나 암센터, 지하철역, 심지어 작은 섬의 해변까지 이들의 무대가 됐다. 조윤범은 이를 “랩으로 다가와 팬들을 록으로 끌고 간 가수 서태지의 방식과 같은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들은 내년에도 DS홀에서 <히스토리> 라는 타이틀의 1년짜리 시리즈를 한다. 현악4중주의 최고 걸작들을 시대순으로 연주하는데, 매 공연에 앞서 강좌도 연다. 4월에는 12번 연주회의 하이라이트를 담은 음반을 낸다. 모든 곡을 3분 내외로 편집하고 제목을 붙였다. 차이코프스키가 파리에서 친구의 사망 소식을 듣고 쓴 3번에는 <파리에서의 눈물> , 톡톡 튀는 베토벤 14번 5악장에는 <팝콘> 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대중가수와의 협연곡도 있다. 전국 투어 공연이 잡혀 있고, 현악4중주의 세계를 담은 책도 출간한다. 찾아가는 음악회도 계속된다. “이걸 다 할 수 있겠어요?” 미심쩍은 눈초리에 김경연이 깔깔 웃는다. “작년에도 다들 그러셨어요. 내년 이맘때쯤 확인해보세요.”

올해 마지막 연주회에서 이들은 모차르트와 쇼스타코비치의 마지막 현악4중주곡을 연주한다. 쇼스타코비치가 죽음을 앞두고 쓴 15번은 6악장이 휴식없이 이어지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느리고 침울하다. “관객들이 다 주무실지도 몰라요. 하지만 이 곡에는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할 만큼의 매력이 있다고 해요. 그 매력을 관객과 함께 발견하고 싶어요.”(조윤범) 공연문의 (02)3473-2500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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