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애플의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 같은 혁신 제품이 없다.”
미국의 GE를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키운 잭 웰치 전 GE회장은 15일 산업자원부가 주최한 ‘부품소재 신뢰성 국제포럼’에서 화상 강연을 통해 한국 기업에 대해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혁신제품을 개발하라”고 쓴소리를 했다. 웰치 전 회장은 “단순히 신제품을 빨리 내놓거나 효율성만 높이는 시대는 지났다”며 “한국도 혁신을 통해 전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혁신 제품을 가져와 기능을 더하고 비용 효율성을 높일 뿐 새롭게 발명하는 것은 많지 않다”며 “미국은 모험가, 사업가 정신으로 가득찬 창업자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창의적 아이디어나 혁신 제품을 개발한 사람에게 많은 보상을 해야 한다”며 “이들을 영웅, 스타 플레이어로 대접해 역할 모델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국내 기업들의 전통적 경영체제가 혁신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개혁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웰치 전 회장은 “한국 기업의 경영체제는 중국, 일본과 마찬가지로 상명하달식이 대부분이어서 독립적인 전문 경영인을 키우지 못한다”며 “수출이 성장을 주도하는 한국 경제에서 수출로 얻은 이익을 키우려면 인수합병을 더 많이 해야 하고, 인수 기업에 투입할 경영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 경제의 고질적 문제인 노사갈등과 관련, 노사간 신뢰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최고 경영자 시절 공장 등을 방문할 때마다 항상 노조 집행위원들과 식사와 술을 함께 하며 서로의 생각을 솔직히 털어 놓았다”고 경험담을 들려줬다.
웰치 전 회장은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농업 부문이 문제가 되겠지만 모든 사람의 이익에 부합하므로 체결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FTA 체결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밖에 “한미 FTA가 체결되면 선도적인 미국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한국이 얻을 게 더 많다”고 덧붙였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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