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떠오른 별과 정상을 굳건히 지킨 별들, 그리고 좌절 속에 추락한 스타들….
16일(한국시간) 새벽 폐회식을 끝으로 막을 내린 도하 아시안게임에선 스타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15일간의 열전 속에 울고 웃었던 스타들을 통해 아시안게임을 결산했다.
# 박태환·장선재 '3관왕 亞스타로'…베어벡·김재박 '굴욕의 惡스타로'
빛나는 도약-박태환(수영) 장선재(사이클)
박태환(경기고)은 이번 대회의 ‘키워드’였다. 3일 남자 자유형 200m에서 아시아신기록으로 첫번째 금메달을 딴 이후 5일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물살을 갈라 모두 7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금을 추가해 지난 82년 뉴델리대회 최윤희 이후 24년 만의 수영 3관왕에 올랐다.
박태환이 대회 초반을 장식했다면 마무리는 장선재(한국지적공사)의 ‘금빛 페달’이 책임졌다. 지난 10일 4㎞ 개인추발을 시작으로 12일 4㎞ 단체 추발, 14일 50㎞ 매디슨에서 잇달아 우승한 것. 82년 뉴델리 대회때 도로단체에서 금메달을 딴 아버지 장윤호 대표팀 감독에 이은 ‘부자(父子) 금메달’이자 사이클 사상 첫 아시안게임 3관왕이 됐다.
화려한 성취-이원희(유도) 박성현(양궁)
‘그랜드슬램’의 주인공들이다. 남자 유도 73kg급에서 화끈한 한 판승으로 지지부진했던 한국의 금메달 레이스에 촉매제 역할을 했던 이원희(한국마사회)는 올림픽(2004년) 세계선수권과 아시아선수권(이상 2003년)에 이어 아시안게임까지 석권해 유도의 첫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아테네올림픽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양궁의 박성현(전북도청)도 세계선수권(2001년), 아시아선수권(2005년), 아시안게임(2006년) 개인전을 휩쓸어 양궁의 그랜드슬래머가 됐다.
충격의 몰락-김재박(야구) 베어벡(축구)
최고의 인기 스포츠인 야구와 축구는 국민들에게 엄청난 쇼크를 안겨줬다. 지난 98년 이후 3회 연속 우승을 노렸던 야구는 대만은 물론이고 사회인과 대학생 선수로 이뤄진 일본에게도 무참하게 패했다.
20년 만의 정상복귀를 노렸던 축구 역시 대회 내내 답답한 플레이를 펼친 끝에 4강전에서 이라크에게 무릎을 꿇어 노메달의 수모를 겪었다. 이런 추락에도 불구하고 두 종목의 사령탑들은 “베테랑이 빠진 선수 구성에 문제가 있었다”(김재박 감독), “전술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베어벡 감독)는 변명만 늘어놓았다.
눈물의 작별-고(故) 김형칠(승마)
지난 7일 경기 도중 불의의 낙마 사고로 세상을 떠난 김형칠 선수는 한국 선수단을 비통함에 빠뜨렸다. 승마팀의 최고참으로 금메달을 노렸던 김형칠은 종합마술 크로스컨트리 도중 장애물에 걸려 넘어진 말에 치여 중상을 입은 끝에 숨을 거두고 말았다. 대회 조직위는 ‘명예 금메달’로 고인을 기렸다.
도하(카타르)=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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