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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특강 스타일

입력
2006.12.18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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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강의 성패는 얼마나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느냐에 있다. 대선주자들은 독특한 화법과 제스처를 이용해 대중 앞에서 자신의 특장을 최대한 부각시키려 한다.

아직 특강정치의 대열에 합류하지 않은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을 제외한 5인의 주자들의 릴레이 특강에는 대권을 향한 자신만의 비전과 캐릭터, 메시지가 녹아있다.

가장 왕성한 특강활동을 벌이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선 특유의 역동성을 느낄 수 있다. 재킷을 벗은 채 강연 내내 카랑카랑한 어조로 쉴새 없이 연설을 이어가며 대중을 사로잡는다. 청년들의 꿈과 도전, 대한민국의 미래비전을 설파하는데 방점이 찍혀 있으며, 자신의 풍부한 경험이 강연 주제의 바탕 메뉴로 제시된다.

학생들에게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언급하며 희망과 도전정신을 불어넣고, 일반 특강에서는 기업 CEO와 서울시장을 지내며 겪었던 일화를 섞어가며 미래지향을 강조한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차분하지만 단호한 어조다. 설명하듯 또박또박 말하면서도, 중간중간 ‘싸이질’ ‘눈팅’ 등 신세대 용어를 동원한 ‘박근혜식 유머’를 곁들인다.

박 전 대표의 강연 주제는 통합과 신뢰의 리더십이다. 2년여간 당 대표를 지내면서 타협하거나 흔들리지 않고 원칙을 지켜온 점을 부각한다. 이를 통해 ‘위기에 강한 여성 리더십’이란 결론에 도달하도록 유도한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에 얽힌 일화 소개도 드문드문 첨가한다.

고건 전 총리의 연설에는 경륜에서 비롯된 중량감이 느껴진다. 비교적 낮은 톤에다 말의 속도도 빠르지 않다. 하지만 과거의 행정 경험을 토대로 현재와 미래 현안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그의 말에는 대중을 설득하는 힘이 담겨 있다.

고 전 총리는 이젠 트레이드 마크가 된 ‘창조적 실용주의 리더십’이란 메시지 전파에 주력한다. 좌나 우, 진보나 보수 등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중도주의가 필요하며, 국가경영에도 이런 실사구시가 우선시 돼야 한다고 역설한다.

민심대장정을 끝내고 뒤늦게 특강 대열에 합류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독일에서 귀국한 뒤부터 대학 특강을 시작한 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도 다른 주자와 차별화한 이미지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손 전 지사는 유력 후보군중 상대적으로 덜 보수적인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부동산, 교육 문제와 관련 개혁적 방안을 제시하면서 자신이 본선 필승카드임을 강조한다.

정 전 의장도 통일부 장관 경력에 바탕한 대북ㆍ대미정책 비전 소개가 주 메뉴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바람직한 외교정책을 제시하면서, 이를 글로벌시대의 새로운 리더십으로 부각하려 한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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