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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수 윤소정'… 그녀의 색다른 변신/연극 '강철'서 남편 살해한 여인 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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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수 윤소정'… 그녀의 색다른 변신/연극 '강철'서 남편 살해한 여인 호연

입력
2006.12.18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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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관을 연습실로 모셔 와 들을 수 있었던 이야기가 큰 도움이 됐죠. 이 작품은 바로 우리 이야기라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악어컴퍼니의 연극 <강철> 이 자아내는 현실감은 배우 윤소정씨(62)씨의 짙은 연기에 큰 빚을 지고 있다. "그 동안 주로 해 온 연극이 기혼 여인의 외도 이야기라 '동숭동의 불륜 전문 배우'라는 말까지 들어 왔지만, 이러듯 강한 연극은 처음이에요."

술을 먹고 집에 들어와 곯아 떨어진 남편을 식도로 찔러 죽인 여인의 이야기다. 장기수로 기약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던 그녀게 딸(서이숙 분)이 면회 왔다. 15년만에 면회실에서 재회한 두 사람이 앙금을 걷어내고, 서로를 이해해 가는 과정이다.

최근 페미니즘의 바람이 강력하게 불고 있는 한국에서, 여성성이라는 문제를 충격적으로 제기하는 이 연극은 사회적인 화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16일 오후 4시 공연 이후, 마련된 한나라당 김애실 의원과 모교인 경기여고 고3 학생, 어머니들 간에 대화의 시간. 사실 자신이 출연한 연극이 사회적 이슈가 되기는 그에게 이번이 처음 아니다.

"1983년 극단 실험극장에서 <신의 아그네스> 를 초연했을 때는 당시 상황과 맞물려, 엉뚱하게도 정치면에 크게 보도됐었죠." 어린 수녀를 정상인으로 돌이키려는 헌신적 의사가, 사랑으로 빚어진 엄청난 실수를 돌이키려는 여인으로 변신한다.

<부도덕 행위로 체포된 어느 여인의 증언> , <첼로> ,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등 성숙한 여인의 어긋난 사랑을 전문적으로 그려 온 그에게 이번 작품은 "전혀 색다른 윤소정"을 보여줄 것이라는 자신이다.

남녀 교도관이 극의 흐름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이 연극은 폐쇄 공간에서의 인간 관계에 대해서도 성찰할 기회를 준다.

"한 달 정도 현역 교도관을 연습실로 초빙해 큰 도움을 받았어요. 교도관과 죄수는 실제로 매우 친한 사이라는 것, 죄수들은 대개 이기적인 성격 탓에 사고를 치게 됐다는 것 등 감옥 생활의 실제를 접할 수 있었죠." 덕분에 이번 무대의 대사는 전혀 겉돌지 않는다고 했다.

<배장화, 배홍련> 이후 윤 씨와 5년만에 작업하는 연출가 한태숙 씨의 기대도 크다. 2년전 이 작품을 접했을 때 제일 먼저 떠올린 배우였다. "또래의 다른 배우들보다 훨씬 현대적이죠. 자유스럽죠. 불량스러우면서, 병적인 데도 있고…." 연극 배우 윤소정에게 '무대위의 존재감'을 주고 싶었다 한다.

두 사람은 <첼로> <그 자매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등 연극 이래 4번째 함께 작업하고 있다. 역시 배우인 딸 오지혜와는 2년전 <굿 나이트, 마더> 에서 협연하기도 했다. 남편 오현경 씨 역시 배우인, 연극 가족이다. 2007년 1월 28일까지 아룽구지소극장.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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