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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맨의 귀향' 다이아몬드 개발위해 쫓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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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맨의 귀향' 다이아몬드 개발위해 쫓아내

입력
2006.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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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맨으로 알려진 남아프리카의 산(San) 부족이 고향인 칼라하리로 돌아가게 됐다.

보츠나와의 남부지역에 위치한 로바체 고등법원은 13일 산 부족을 칼라하리 자연보호구역(CKGR)에서 강제로 이주시킨 정부의 이주정책은 불법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산 부족은 이번 재판에서 다이아몬드가 아프라카 내전의 원인이라는 내용의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에서 주연을 맡은 영화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로써 새 정착촌으로 강제이주를 당한 산 부족은 고향인 CKGR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현재까지 강제로 고향을 떠난 산 부족은 1,000여명에 이른다. 이들 중 대부분은 CKGR로 돌아갈 의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송에서 패소한 보츠나와 정부는 아직까지 항소할 뜻을 밝히지 않았다.

보츠나와 정부는 1997년 자연보호이라는 미명하에 산 부족민들을 새 정착촌으로 내쫓았다. 하지만 산 족과 영국의 인권단체인 ‘서바이벌 인터내셔널’은 정부가 다이아몬드를 개발하기 위해 산 부족을 강제이주 시켰다며 반발했고,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낸 지 4년 만에 재판관 3명 중 2명의 찬성으로 승소했다.

실제로 보츠나와 정부는 지난 수십년간 남아프리카 최대 광산업체인 드비어스사와 합작으로 CKGR내 다이아몬드를 개발해 왔다. 하지만 정부와 드비어스사는 강제이주와 다이아몬드 개발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보츠나와 정부는 또 산 부족을 이주시키기 위해 CKGR내 사냥을 금지시켜 생존권을 박탈하고 식수 공급까지 끊는 등 불법적인 행동을 자행해와 인권단체의 비난을 받아왔다. 게다가 새 정착촌으로 이주한 산 부족민들은 수렵이 금지된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에이즈 등 질병에 걸려 죽는 등 피폐한 삶을 살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승소 판결이 나자 산 부족은 재판정 바깥에서 전통 춤을 추는 등 축제분위기에 빠져들었다. 부족장인 로이 세사나는 “조상들은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고 말해왔다”며 “내일 당장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산 부족의 변호를 맡은 고든 베넛도 “이번 판결로 산 부족이 2만년간 살아온 고향으로 돌아가게 됐다”며 “이번 판결은 위대한 승리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했다.

영화 ‘부시맨’으로 전세계에 알려진 산 부족은 남아프리카 최대 원시부족 중 하나로 현재 10만명 가량이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중 절반이 보츠나와의 CKGR내에서 생활해 왔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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