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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2세 전쟁, 누가 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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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2세 전쟁, 누가 웃을까

입력
2006.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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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에 ‘2세들의 전쟁’이 시작됐다.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애경 등 대형 유통업체마다 오너 2세대들이 경영일선에 속속 전면포진하고 있다. 까르푸 월마트 삼성플라자 우리홈쇼핑 등 대형업체들의 인수합병(M&A)으로 사상 유례없는 격전장으로 변해버린 유통업계에서, 향후 전개될 젊은 2세대 경영진들의 지략과 전술대결이 더욱 흥미롭다.

현대백화점은 14일 정몽근 회장이 건강상 이유로 명예회장으로 물러나고, 향후 정지선(34) 부회장이 경영을 총괄한다고 발표했다.

2003년 부회장직을 맡아온 그는 젊은 나이지만, 일단 남의 말을 끝까지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만큼 신중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신세계와 애경 등 타 백화점들이 대규모 M&A를 통해 외형을 확대하는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해온 것도 그의 성격을 잘 말해주는 대목. 삼성플라자 인수전 참여를 포기한 것도, 인근 판교신도시에 들어설 유통단지확보에 주력하겠다는 그의 의지에서 나온 것이란 얘기다.

회사 관계자는 그러나 “사업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곳에는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지기도 한다”며 “아산 청주의 복합몰 사업권과 종합유선망(SO)을 대거 인수해 홈쇼핑채널의 안정적 유통망을 확보한 것도 정 부회장이 지휘아래 이뤄졌다”고 말했다.

롯데 신동빈(51) 부회장은 유통업계 2세 경영인 가운데 가장 먼저 경영일선에 뛰어들었다. 이미 1997년부터 부회장을 맡아온 터라 이제 ‘경영수업’은 사실상 졸업한 상태.

신격호(84)회장이 한국와 일본을 오가며 여전히 그룹업무를 총괄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신 부회장의 행보는 점점 더 확대되는 양상이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의 러시아 및 중국진출, 롯데마트의 베트남 진출 등 최근의 대형 프로젝트들이 모두 신 부회장이 직접 간여하는 그룹 국제실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현재 중요업무는 신 부회장을 거쳐 신 회장에게 보고되는 계통을 밟고 있으며, 계열사 사장단 보고도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짝수달엔 일본, 홀수달은 한국에 머무르는 신 회장의 ‘셔틀 경영’이 지난 9월 이후 주춤하고 있는 것도 신 부회장의 위상을 높여주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신세계 정용진(38) 부회장도 경영전면으로 부상하는 중이다. 지금까지는 구학서 부회장이 사실상 그룹경영을 총괄해왔으나, 지난달 부회장 승진을 계기로 정 부회장의 활동영역은 계속 넓어지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구 부회장이 경영 9단이라면 나는 10급 수준으로 아직은 배울 것이 더 많다”고 말했지만, 신세계의 미래전략수립 등에 이미 깊숙이 간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내년 초 명품 아울렛 첼시 오픈을 앞두고 미국 출장을 다녀오는 등 선진유통망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특히 정 부회장은 정지선 부회장의 경복고 4년 선배여서, 유통업계에선 ‘동문간 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정 부회장의 사촌인 삼성전자 이재용 상무도 경복고 출신이다.

영토확장을 거듭하고 있는 애경그룹도 최근 그룹 창사 이래 최대규모의 인사를 통해 채형석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2세 경영구도를 마무리했다. 채 부회장은 1985년 애경백화점 경영에 참여한 이래, 이미 21년간 그룹경영을 담당해왔다. 애경백화점의 수도권 점포확대에 이어 제주항공취항, 삼성플라자 인수까지 그룹 확장을 주도해왔으며, 최근 그룹 총괄부회장을 맡아 차기 총수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업계 관계자는 “젊고 진취적인 2세 경영자들의 대거 등장으로 유통업계 대결구도는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이들의 보이지 않는 자존심 대결도 관심거리”라고 말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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