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조 제13대 위원장 선거에서 정진화(현 전교조 서울지부장) 후보가 당선됐다. 수석부위원장에는 정진후 전 경기지부장이 선출됐다. 강경파였던 장혜옥 현 위원장이 낙마하고, 온건 노선으로 알려진 정 후보가 새 위원장 자리에 오름에 따라 교원평가제 등 각종 교육 현안을 둘러 싸고 향후 전교조의 활동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주목된다.
정 후보는 14일 직접투표 방식으로 치러진 선거에서 오후 9시30분 현재 잠정 집계 결과 전체 투표자 중 43%의 지지를 얻어 당선이 확정됐다. 전교조 합법화 이후 장혜옥 현 위원장에 이은 두 번째 여성 위원장이다.
정 당선자는 1960년 생으로 83년 서울 화곡여중에서 첫 교직생활을 시작했다. 89년 전교조 결성에 참여해 해직됐다가 94년 서초중에 복직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전교조 서울지부장으로 활동하며 특수목적고ㆍ국제중 설립에는 반대하고, 사립학교법 개정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재개정엔 찬성하는 목소리를 높여 왔다.
전교조 핵심 관계자는 정 당선자에 대해 “자기 강단을 드러내기보다는 주위 의견과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는 편”이며 “평소 ‘학교 문제는 학교에서 풀어야 한다’는 소신을 피력해 왔다”고 말했다.
정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 “고립을 넘어 자랑스러운 전교조를”이란 구호를 내걸었다. 교육 당국이 내 놓는 정책에 대해 수세적인 입장에서 반대하기 보다는, 실질적인 교육 복지와 재정 확대를 위한 활동에 큰 비중을 둬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 당선자는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인 교원평가제에 대해 “형식적이고 논쟁의 여지가 있다”며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 당선자 측은 “교원평가제와 차등성과급제 등에 대한 대정부 투쟁으로 여러 교육 현안이 밀렸던 게 사실”이라며 “교원평가제를 반대하지만 최우선 해결 과제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장 위원장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상황에서 교직사회의 중요한 개혁 과제는 계층, 지역간의 교육 불평등 해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곧 ‘무료 급식과 학습 준비물 지원 등 질 높은 공교육을 위한 정책을 만들겠다”는 선거공약에서 나타났다.
정 당선자는 “공교육이 붕괴되는 현실에서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보다는 참교육 실천 활동에 주력하겠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박원기 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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