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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십시일반… 기적을 만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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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십시일반… 기적을 만들죠"

입력
2006.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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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그곳에서 받았던, 정말 죽어서도 잊지 못할 은혜를 조금이나마 갚고자 수화기를 들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24일)에 쌀 200포대(20㎏짜리)를 보낼 테니 어려운 이웃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십시오."

최근 부산 해운대교회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40대 중반의 남자는 목이 메여 있었다. "사업에 실패한 10여 년 전, 저희 가족은 한끼 식사조차 제때 먹지 못할 정도로 어려웠었습니다. 힘겹게 하루 하루를 버텨나가던 저희가 받은 쌀 한 포대는 희망의 빛이었습니다."

이름을 물어볼 새도 없었다. 수화기를 내려놓자 교회의 전화벨이 다시 울렸다. "교회죠? 여기 ○○쌀집입니다. 24일에 쌀 200포대를 배달하겠습니다."

교회측에서 독지가의 이름 등 신상을 물어봤지만 "별일도 아닌데 굳이 알리지 싶지 않다"며 전화를 끊었다.

소중한 나눔이 교회 안팎으로 퍼지면서 신도들의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도 뭔가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사랑의 공감대'로 모인 쌀이 이미 150포대를 훌쩍 넘어섰다.

교회측은 24일 오후5시 교회 앞 마당에서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행사를 연다. 생활이 힘든 사람이면 누구나 한 포대씩 가져갈 수 있는 행사다.

몸이 불편한 이들은 미리 교회로 연락(051-747-0091~3)하면 배달도 해 주기로 했다. 어려운 이들이 많이 모여 사는 우1동 지역을 중심으로 벌써 50통이 넘는 문의전화가 걸려왔다.

1937년 설립돼 내년 70주년을 맞는 해운대교회는 이번 쌀 나눔 행사를 계기로 '사랑의 실천헌금운동'을 전개해 생활형편이 어려운 불우이웃을 지속적으로 돕기로 했다.

해운대교회 송호민(32) 전도사는 "크리스마스가 상업적인 분위기로 많이 변질돼 안타까웠는데,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크리스마스의 참뜻을 전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부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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