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이클의 간판’ 장선재(22ㆍ대한지적공사)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24년 만에 아버지의 대를 이어 금메달을 따낸 것도 모자라 첫 출전에서 한국 사이클 사상 첫 3관왕에 올랐다. 더구나 트랙 매디슨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피날레를 장식한 14일(한국시간)은 자신의 22번째 생일이었다. TV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장선재는 3번째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낳아주신 어머니(김인곤ㆍ47)께 감사드린다. 솔직히 매디슨 종목은 자신이 없었는데 생일에 이렇게 금메달을 따낸 건 다 친구 덕분”이라며 공을 어머니와 단짝 박성백(21ㆍ서울시청)에게 돌렸다.
장선재는 14일 오후 도하 아스파이어홀 벨로드롬에서 열린 남자 사이클 트랙 매디슨(50㎞)에서 박성백과 짝을 이뤄 합계 35점으로 21점에 그친 카자흐스탄을 여유 있게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5개를 따낸 한국 사이클은 목표를 100% 달성하며 한국의 3연속 종합 2위 입상에 큰 힘을 보탰다.
이날 금메달로 장선재는 지난 10일과 12일 4㎞ 개인추발과 단체추발 금메달에 이어 대회 3관왕에 올랐다. 한국 사이클 사상 아시안게임 3관왕은 장선재가 처음이다. 한국 선수 가운데 대회 3관왕은 수영의 박태환(17ㆍ경기고)에 이어 두 번째. 단체추발과 매디슨에서 장선재와 호흡을 맞춘 박성백도 2관왕에 올랐다.
장선재는 앞서 한국사이클 사상 처음으로 ‘부자 금메달리스트’가 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현재 대표팀 중장거리 코치를 맡고 있는 아버지 장윤호씨(45)는 지난 1982년 인도 뉴델리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
2명이 팀을 이뤄 250m 벨로 드롬 트랙을 모두 200바퀴 도는 매디슨은 20바퀴마다 순위를 매긴 뒤 점수를 합산해 승자를 가린다. 매 20바퀴 1위에 5점, 2~4위엔 각 3, 2, 1점을 준다. 초반부터 선두를 질주한 '코리안 듀오'는 160바퀴째에 금메달을 확정한 뒤 마지막 200바퀴 결승선을 남겨두고는 손을 맞잡은 채 골인하는 감격스러운 장면을 연출했다.
한편 강동진(19ㆍ울산시청)은 이어 벌어진 남자 경륜(게린) 결승에서 마지막 바퀴에 대역전극을 펼치며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지난 11일 여자 3㎞ 개인추발에서 금메달을 땄던 이민혜(21ㆍ서울시청)는 여자 포인트레이스 결승에서 23점으로 중국의 리얀(24점)에게 1점 뒤진 아쉬운 2위에 머물렀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