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여 사이에 국내 증시의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상장기업 수는 별로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감독위원회에 따르면 2002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코스피 지수는 118.7% 상승했지만 코스피 상장기업 수는 724개로 6%(41개) 증가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같은 기간 세계 주요국 증시들은 주가가 오르면서 동시에 상장기업도 크게 늘었다. 국가별 증시의 상장기업 증가율을 보면 호주 25.3%, 중국 상하이 17.1%, 홍콩 17.8%, 런던 13.7%, 멕시코 95.9% 등이었다. 금감위 관계자는 “경제가 성장세를 유지하면 주가가 상승하고 기업의 투자유인이 증대돼 기업공개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상장기업 수가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의 투자 수요가 감소하고 내부유보금이 증가한 데다 저금리 기조로 은행 등 주식시장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이 싸져 굳이 증시에 상장할 이유가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나스닥시장과 뉴욕증권거래소 역시 상장기업이 각각 14.2%, 4.6% 감소했는데, 이는 2001년 12월 엔론사가 분식회계로 파산한 이후 회계기준이 강화되면서 상장비용이 늘어나고 집단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커지자 기업들이 상장을 기피했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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