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기만 하면 꼭 떨어진다”거나 “팔고 나니 오르더라”는 한탄을 증시 주변에서는 어렵지 않게 듣게 된다. 개인 투자자들이 직접투자로 수익을 내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런데 주가가 떨어져야 수익을 낼 수 있는 매매기법이 있다. ‘대주(貸株)거래’ 서비스다. 최근 들어 일부 증권사에서 이 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섰다.
대주거래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할 때 그 주식을 증권사로부터 빌려 일단 매도한 뒤 나중에 실제로 주가가 떨어지면 싼 값에 같은 수량의 주식을 사서 증권사에 돌려주는 것이다. 주가가 떨어져도 수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옵션이나 주식워런트증권(ELW)과 비슷하지만, 어려운 파생상품 대신 주식거래만 하는 투자자도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통상 우량종목만을 대상으로 한다.
현재 4개 증권사가 대주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최근 굿모닝신한증권과 대신증권이 대상종목을 확대하는 등 신경을 쓰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18일부터 대주 가능 종목을 종전 30여개에서 코스피50 종목을 중심으로 한 60여개 종목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도 대주 가능 종목 및 수량을 실시간 조회할 수 있고 HTS를 통해 대주 매매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난달에는 대신증권이 대주거래 서비스를 개시했다. 한국증권금융과 약정을 체결, 증권사가 보유하고 있는 종목이 아니어도 증권금융을 통해 주식을 빌려주는 시스템으로, 대상종목이 코스피200과 코스닥50의 총 250개로 많다.
키움증권도 30개 우량종목에 대해 대주 거래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대우증권은 개별종목이 아닌 상장지수펀드(ETF) 중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KOSEF200에 대해 대주 거래를 제공하고 있다.
대주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신용계좌를 등록해야 한다. 증거금률이 보통 100%여서 계좌 안에 100만원이 있어야 100만원어치 주식을 빌릴 수 있다. 증권사에 따라 통상적인 주식매매 수수료 외에 별도의 대주 거래 수수료를 받기도 한다. 빌린 주식을 사고 팔 때 수수료가 저렴한 온라인 거래를 허용하는지도 수수료 측면에서 살펴봐야 할 항목이다.
다만, 대주 거래는 장기투자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실물주식을 보유할 경우 주가가 떨어져도 기다릴 수 있지만 대주 거래는 상환기일 안에 주식을 사서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정수영 굿모닝신한증권 과장은 “약세장이나 박스권 장세에서도 수익을 바라는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한 틈새상품”이라고 말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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