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의 공주가 ‘공수도(가라데)의 달인’이란 점도 놀랍지만 공주를 상대로 위협적인 ‘발차기’를 날린 상대 선수도 만만치는 않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아시안게임 사상 처음으로 여자 공수도에서 은메달을 땄다. 주인공은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 UAE 부통령 겸 총리의 딸인 셰이카 마이타 모하메드 라시드 알 막툼(26) 공주. 그의 아버지는 두바이의 통치자이자 UAE의 행정수반으로 국방장관을 겸하고 있다.
마이타 공주는 14일(한국시간) 새벽 카타르스포츠클럽에서 벌어진 공수도 쿠미테(대련 부문) 여자 60kg급 결승에서 소피아 카스풀라토바(우즈베키스탄)에게 0-5로 패해 은메달을 차지했다. 2002년 부산대회에도 출전했던 마이타 공주는 당시 1회전에서 일본 선수에게 패해 일찌감치 짐을 쌌지만 이번 대회에선 화끈한 발차기를 앞세워 쿠웨이트, 인도네시아 선수들을 무릎 꿇렸다.
그렇다면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이색 출전자들은 어떤 성적을 거뒀을까. 배드민턴 단체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던 태국의 시리바나바리 나리라타나 공주는 불행히도 코트에 나서지는 못했다. 태국 여자 대표팀은 단체전에서 조기 탈락하면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것.
1941년생으로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에 싱가포르 당구 대표로 출전한 알란 푸안은 최고령 금메달에 도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잉글리시 빌라드 단식에선 첫 경기에서 패했고, 복식에선 8강까지 오르는 데 만족해야 했다.
남자 배영 100m, 200m, 개인혼영 200m에 출전한 대회 최연소 선수인 이라크의 수영 대표 아메르 알리(10)는 선두와 20~30초 뒤져 골인했지만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배드민턴 커플로 주목 받은 중국의 린단과 시에싱팡 커플은 나란히 남녀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나 한국의 펜싱 커플 원우영 남현희는 희비가 엇갈렸다. 남현희는 여자 플뢰레 개인전에서 우승했지만, 원우영은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은메달에 머물러 ‘동반 금메달’의 꿈이 무산됐다.
도하(카타르)=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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