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를 적출하지 않고 눈에 생긴 암 종양을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방사선 시술법이 국내에 첫 도입됐다.
신촌 세브란스병원 이성철, 금기창 교수(안과)팀은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받아 시스템을 갖춘 안구종양을 위한 ‘근접 방사선 치료기’를 통해 최근 눈의 포도막(葡萄膜ㆍ안구의 혈관층)에 암 종양이 생긴 30대 남성 환자를 시술하는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치료법은 이미 미국 등 선진국에서 폭 넓게 사용되고 있다.
이 치료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수술법이 안구 전체를 적출해 시력 상실을 감수했던 것과 달리 낮은 수준이지만 환자의 시력을 보존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이번에 포도막 흑색종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 종양이 생긴 뒤 시력이 0.1로 떨어졌는데 방사선 시술 후 오히려 시력이 0.16으로 좋아졌다.
근접 방사선 치료는 방사선을 방출하는 동위원소를 얇은 판에 넣어 종양과 가장 가까운 안구표면에 부착시킨 다음 종양 부위에만 제한적으로 동위원소가 투여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종양 크기가 5~17㎜ 이내일 때 적용될 수 있다.
시술 후 이틀 정도 병실에 입원해야 하며 외부로 노출되는 방사선의 양이 적어 가족 면회에 지장은 없다. 치료 효과는 2~4개월 주기로 하는 종양 크기 측정과 전이 여부 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약 30분 정도 소요되는 이 시술의 비용은 보험 적용이 안돼 700만원 수준으로 비싼 편이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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