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최대어’ 이병규(주니치)를 놓친 LG가 ‘꿩 대신 닭’을 잡았다.
LG는 13일 올 시즌 자유계약선수(FA) 투수 가운데 ‘최대어’였던 박명환(29ㆍ전 두산)과 계약기간 4년에 계약금 18억원, 연봉 5억원, 플러스 마이너스 옵션 2억원 등 총액 최저 36억원, 최대 40억원에 계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4년 40억원은 지난 2004년 KIA에서 LG로 옮긴 진필중(LG)이 받은 4년 30억을 넘어서는 역대 FA 투수 가운데 최고액이다. 또 심정수(4년 60억원ㆍ삼성)와 장성호(4년 42억ㆍKIA), 정수근(6년 40억6,000만원ㆍ롯데)에 이어 프로야구 FA 사상 4번째의 ‘대박’이다. 정수근의 계약 기간이 6년인 점을 감안하면 박명환이 사실상 랭킹 3위에 해당한다.
지난 96년 당시 역대 고졸 신인 최고 계약금(3억 원)을 받고 OB(두산 전신)에 입단한 박명환은 시속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주무기로 프로 11시즌 통산 88승75패에 평균자책점 3.57을 기록한 특급 선발 투수. 올 시즌 7승7패에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3.46으로 큰 활약을 하지 못했지만 2004년에는 12승3패에 평균자책점 2.50, 탈삼진 162개를 기록하는 등 투수 2관왕에 올랐다.
LG 김연중 단장은 “투수력 보강이 절실하다는 판단에서 박명환의 영입을 결정했다. 향후 LG 마운드를 이끌 주축 선수로 활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LG는 박명환을 잡으며 올시즌 ‘FA 최대어’였던 이병규를 자매 구단인 주니치에 허탈하게 뺏긴 아쉬움을 달랬다.
한편 전날 밤 박명환과 만나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던 두산은 이날 오후 박명환과 2번째 만남을 가질 예정이었다가 LG와의 계약 소식을 듣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두산 김승영 단장은 “계약금에서 약간 차이가 나지만 총액 규모는 우리가 책정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 충분히 맞춰줄 수 있는 수준이었다”고 아쉬워했다.
결국 박명환은 돈보다 LG 유니폼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박명환은 계약을 마친 뒤 “LG가 자존심을 세워 줘 고맙다. 두산 팬들이 그동안 성원해주신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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