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언감생심, 아시아의 벽도 높기만 했다.
한국 육상이 금 1, 은 1, 동 3개의 성적표로 아시안게임을 마쳤다. 이는 은 1, 동 1개에 그쳤던 지난 1978년 방콕대회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육상만 놓고 보면 참가국 중 10위에 해당한다. 그나마 육상 마지막 날이었던 13일(한국시간) 창던지기 박재명(25ㆍ태백시청)의 금메달로 간신히 ‘노골드’의 수모를 면했다.
45개의 금메달이 걸린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금 3, 은 3, 동 3개를 목표로 잡았다. 남자 마라톤, 세단뛰기, 창던지기에서 금메달을 기대했다. 그밖에 다른 종목에서도 은메달과 동메달 각 3개 정도를 노렸다.
그러나 목표는 꿈에 불과했다. 5연패에 도전했던 마라톤은 아예 메달권과 거리가 멀었고, 세단뛰기의 김덕현도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남자 경보 20㎞의 김현섭(삼성전자ㆍ은메달), 여자 100m 허들의 이연경(울산시청), 남자 10종 경기 김건우(포항시청ㆍ이상 동메달)의 분전이 돋보였을 뿐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육상의 부진에 대해 선수들의 정신력 부족, 지도자들의 전략 부재, 대한체육회 및 육상연맹의 체계적인 관리 미흡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현직 지도자는 “선수들의 신념 부족과 지도자들의 전략 부재를 탓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체육회나 육상연맹도 국제대회를 앞두고 부산을 떨 게 아니라 대표선수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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