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면서 내년 유망지역을 꼽아보는 움직임들이 많아졌다. 중국 인도 등 올해 실적이 좋았던 신흥시장에 눈길이 많이 간다. 전문가들은 다만 “국내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 대상인 신흥시장은 대부분 변동성이 크다”며 “이 경우 해외펀드는 어디까지나 국내와의 분산투자 측면에서 접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1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중국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올들어 12월7일까지 48.12%(원화 기준)에 달했다. 홍콩, 싱가포르, 대만을 아우르는 중화권 펀드도 31.4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인도 주식형펀드 역시 26.42%의 고수익을 올렸다. 내년에도 중국과 인도 증시는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중국은 정부의 과열 경기 진정대책으로 물가 상승률이 안정세이고, 그럼에도 높은 경제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자금의 유입세도 여전하다. 인도 또한 고성장 지속, 글로벌 자금 유입 등으로 전망이 밝은 편이지만 중국에 비해서는 부담 요인이 좀 더 많다는 지적이다. 무역수지 적자 확대, 높은 물가 상승률, 부동산값 급등 등이 그것이다.
성장성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인도는 너무 많이 올라 부담이다.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 기준 주가이익비율(PERㆍ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의 경우 중국이 연초 13.2배에서 최근 17.2배로 높아졌고 인도는 19.1배에서 23.9배로 뛰었다. 선진국 시장인 미국(19.2배), 일본(19.4배)에 육박하거나 웃도는 수준이다.
때문에 올해 부진했던 일본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본은 올해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세가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고 한국 증시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상승 기조에서도 소외됐다.
아베 정권의 경제정책 역시 성장 위주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조완제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흥시장 비중을 너무 많이 가져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상대적인 안정성을 감안하면 선진시장 중에서 일본이 전망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요즘 한창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베트남도 주목을 받는 시장이다. 베트남은 지난 10년 간 연평균 7.6%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아시아의 신흥 성장엔진이다. 최근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외국인 투자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 시가총액 7조원의 작은 시장인 탓에 경제 여건 등을 감안한 합리적인 증시 전망이 어렵다는 것이 약점이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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