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세계 경제는 두 배로 성장하고 빈곤층은 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또 세계 경제 성장세는 둔화되기 시작했지만, 올해 개도국 경제는 7.0% 성장할 것이며 내년과 2008년에도 높은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은행은 13일 ‘글로벌 경제전망 2007 : 세계화의 새 물결 관리’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처럼 밝혔다.
보고서는 2008년까지의 세계 경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경제팽창 속도가 둔화되고 있지만 올해 동아시아ㆍ태평양 지역 성장률은 2001년 이후 최고인 9.2%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2008년 중국 성장률은 올해의 10.4%에서 8.7%로 주춤할 전망이지만 수출 감소를 투자 및 개인 소비 증가가 상쇄해 강력한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도 올해 산업생산과 주택경기 악화로 경제성장이 둔화되기 시작했지만, 비주택 투자와 소비가 견조하고 인플레와 실업이 낮은 수준이어서 ‘연착륙’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2030년까지의 장기 시나리오도 밝혔다. 지금 4,800달러인 개도국의 1인당 평균소득은 2030년에 1만1,000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경제 총생산은 연평균 3% 성장을 지속, 지난해 35조달러에서 2030년에 72조달러로 거의 두 배가 된다. 개도국들은 글로벌 생산의 31%(현재는 23%)를 점유하는 ‘핵심 엔진’으로 부상하며 중국, 멕시코, 터키 등의 개도국은 현재 스페인 정도의 생활수준에 이르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또 전체 인구 증가에도 불구하고 빈곤층은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절대 빈곤층은 11억명에서 5억5,000만명으로 줄고, 2달러 미만의 극빈층은 8억명이 줄어 든 19억명에 머무르게 된다. 반면 지금은 4억명 정도인 개도국 중산층은 2030년 전세계 인구의 15%에 해당하는 12억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4인 가족 기준으로 연수입이 1만6,000~6만8,000달러인 사람들을 중산층으로 정의했다. 이 계층은 세계 각국의 좋은 상품을 소비하고 국제 수준의 교육을 받기를 희망하기 때문에 세계화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만약 세계 각국 정부가 세계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면 이 같은 전망보다 글로벌 소득이 45% 증가하고 절대 빈곤층이 전체의 4% 미만으로 떨어지는 ‘최상의 시나리오’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세계 경제의 미래에 양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화의 혜택은 지역이나 국가 간은 물론 한 국가 내에서도 계층간에 고르게 분배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낙오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은 사하라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이다. 이 지역이 세계화에서 낙오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내전이 종식되고 국제사회의 지원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국가 내에서는 기술 발전에 따라 숙련 노동자와 비숙련 노동자간 임금 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 정부는 교육에 더 많이 투자해 서민층과 여성에게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충고했다.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기후변화 완화와 전염병 퇴치, 해양어족 보호 등을 위해 각국이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이루지 못하면 글로벌 경제성장이 환경 문제로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美FRB 금리 5.25로 동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12일 정책금리인 연방기금 금리(FFR)를 5.25%로 동결했다. 이로써 FRB는 2003년 6월부터 지난 6월까지 17차례 연속된 금리인상 행진을 지난 8월 멈춘 뒤 이번까지 4차례 금리조정을 유보했다.
FRB가 6월까지 금리인상 행진을 이어온 것은 주택경기와 소비 활황 등에 따른 인플레 우려 때문이었으나, 연속 금리인상 효과로 경기 둔화세가 나타나자 일단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않는 중립적 금리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시장은 금리결정과 함께 발표된 FOMC 성명에서 그 동안의 인플레 우려에 관한 입장변화 여부에 주목했다. 그러나 FOMC는 ‘일부 인플레 우려가 남아있다’는 문구를 그대로 사용해 아직은 향후 금리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음을 내비쳤다.
FOMC는 반면, “성장이 둔화했으며, 이는 주택시장의 상당한 냉각을 부분적으로 반영한 것”이라고 밝혀 ‘주택시장 냉각-소비 둔화’의 경로를 탄 경기 둔화 조짐이 인플레 우려를 상쇄시키고 있다는 판단을 반영했다.
시장 분석가들은 FRB가 인플레를 우려하면서도 주택부문을 축으로 한 경기 둔화에도 주목하고 있는 점을 들어 내년 3월 회의 때까지는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상황을 관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장인철 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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