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관이 음주측정을 거부하며 밤새 경찰과 대치하는 소동을 빚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12일 오후 9시 50분께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신촌역 앞 골목에서 주한 중국대사관 외교차량 번호판이 달린 소나타를 몰고 가던 운전자가 음주측정을 거부하며 13일 새벽까지 8시간 넘게 경찰과 실랑이를 계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가 외교관 면책특권을 내세우며 검문에 불응해 신분증 제출을 요구했으나 거부했다”며 “운전자가 외교관임을 확인할 수가 없어 귀가시키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관의 면책특권을 규정한 빈협약에 따라 외교관은 주재국 경찰의 검문에 응하지 않을 권리가 있으나 이 경우에도 신분증은 제시해야 한다.
운전자를 포함한 차량 탑승자 4명은 13일 새벽 외교통상부 관계자와 주한 중국대사관 직원들이 현장에 도착한 뒤에야 귀가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운전자가 중국 외교관임을 확인했다”며 “추후 모든 문제는 외교부가 책임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외사계 관계자는 “외교관이라도 명확히 술 냄새가 나는 등 음주사실이 감지되면 음주측정을 요구할 수 있고, 거부할 경우 신분과 차량번호를 외교부로 통보하게 된다”며 “이번 소동은 운전자의 신분확인 과정에서 일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